[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메리츠금융, 은행 없이 금융지주 시총 2위권 오른 비결은②신한과 각축, KB 추격…'증권' 기반 다지고 '화재' 약진,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17 12:58:09
[편집자주]
정부 주도 상장사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다.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공시와 주주환원 계획 발표를 충실하게 이행하며 상장사 중 가장 두드러진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후에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는 올해도 밸류업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2년차를 맞아 진일보한 주주환원 정책과 보완이 필요한 영역을 금융지주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1시1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금융이 은행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시가총액을 키웠다. 압도적 1위 KB금융의 뒤를 이어 신한지주와 2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측면에서는 은행지주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리츠금융이 은행 계열사가 없은 '비은행' 금융지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메리츠금융은 메리츠증권으로 기반을 닦고 메리츠화재로 약진했다.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로 주춤한 사이 메리츠화재가 그룹 대들보가 됐다. 오히려 은행 없는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시총을 극대화하는 바탕이 됐다.
◇PBR 2배, 1배 못미치는 은행지주 압도
메리츠금융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2조5240억원을 기록했다. 4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와 비교하면 3위에 해당하는 시총이다. KB금융이 30조4591억원으로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올라 있고 메리츠금융은 신한지주(22조6550억원)와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순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메리츠금융은 4대 은행지주보다 낮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2조3334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5조529억원), 신한금융(4조7898억원), 하나금융(3조8235억원)은 물론 우리금융(3조1292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순이익 차이는 은행 계열사 유무에서 발생한다. 메리츠금융은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을 핵심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은행지주 중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이 90%를 웃돈다. 은행 계열사 순이익 만으로 메리츠금융보다 높은 순이익을 올린 것이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은 메리츠금융의 몸값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의 PBR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2.16배를 기록했다. KB금융은 0.5배고 신한금융은 0.4배, 하나금융은 0.4배, 우리금융은 0.35배다. 은행지주는 통상 PBR 1배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메리츠금융은 이미 다른 금융지주 타깃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금융 섹터로 묶이지만 메리츠금융과 은행지주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분류된다. 메리츠금융은 은행지주보다 자본 배분 측면에서 높은 자율성을 가진다. 은행지주의 경우 시중은행이라는 캐시카우가 있으나 다소 수익성이 낮은 대출에도 자본을 할애해야 한다. 은행지주에 비해 메리츠금융은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포트폴리오지만 그만큼 주가에 성장 기대감도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개편 후 빠른 의사결정 강점
메리츠금융은 주력 계열사를 잇따라 성장시키면서 시장 호응을 얻었다. '원 메리츠' 체제 전환 원년인 2022년까지만 해도 그룹 맏형은 메리츠증권의 몫이었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순이익을 8281억원까지 키우며 그룹 실적의 46%를 차지했다. 그룹 계열사 중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이후엔 메리츠화재가 약진했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1조5670억원, 2024년 1조71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1%, 70%다. 사실상 메리츠화재가 그룹 주축으로 떠오른 셈이다.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PF 업황 부진으로 주춤한 사이 다른 계열사를 키워내며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원 메리츠 지배구조 개편이 그룹 차원의 유연한 전략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지주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100% 지배하는 구조가 되면서 각 업황 변화에 따라 자본을 적절히 투입할 수 있게 됐다.
기회가 있을 때 그룹 계열사가 일제히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도 실적 극대화 비결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롯데건설에 9000억원,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 규모로 선순위 대출을 제공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메리츠금융이기에 가능한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전략으로 성패에 따라 밸류업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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