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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알뜰폰 생존경쟁]스마텔, 저가 5G 요금제로 성장세 '부스터'④큰사람커넥트에 이어 출시, 가입자 확보 '최우선 가치'

최현서 기자공개 2025-03-19 08:15:36

[편집자주]

국민 6명 중 1명은 알뜰폰을 쓴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망 도매대가 산정 방식 변경 덕에 더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게 된 요즘이다. 다만 사업자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의 '맏형'이었던 세종텔레콤은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 시그널이다. 꾸준히 늘던 알뜰폰 이용자 수가 39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출구 전략과 성장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텔의 수식어는 '유학생 휴대폰 전문기업'이었다. 국제전화와 같은 해외 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이 근본 먹거리였다. 하지만 2010년 무렵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국제전화 서비스 수요가 급감했다.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알뜰폰 사업은 스마텔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2022년 연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감사 대상 기업이 됐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위기와 맞물리며 3년 새 알뜰폰 수익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다. 최근 '1만원대 5G 20GB 요금제'를 선보이며 더 빠른 성장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국제전화로 시작한 사업, 스마트폰 도입으로 '뒤안길'

스마텔은 1998년 세워졌다. 설립과 동시에 '별정통신사업자'로 등록했다. 별정통신사업자는 기존 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여러 사업을 시도해보는 다른 별정통신사업자들과 달리 스마텔의 사업은 국제전화로 일관됐다. 설립 1년만인 1999년 자동데이터로밍(ADR)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단말기를 들고 해외에 나갔을 때 자동으로 로밍 기능을 활성화해주는 서비스다.

1999년은 2G로 전환되고 있던 시기다. 이용자가 국내에서 쓰던 단말기로 해외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여행 전 현지 통신사에 사전 등록을 해야 했다. 그럴 수 없다면 직접 단말기의 네트워크를 설정해야 했다. 번거롭고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스마텔은 해외 전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쓸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일본, 중국 법인을 세우며 본업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와 해외 법인을 세운 때가 맞물렸다.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국제전화 수요를 충족시켰다. 스마텔의 사업 자체가 흔들렸다.

이 무렵 국내에서 알뜰폰 사업이 처음 시작됐다. 기존에 깔려있는 망을 활용한다는 건 국제전화와 알뜰폰 사업의 공통점이었다. 이러한 유사성이 스마텔의 알뜰폰 사업 계기가 됐다.

스마텔은 2012년 알뜰폰 사업자 필수 요건인 '별정통신사업자 제4호' 자격을 취득했다. 이듬해인 2013년 알뜰폰 사업을 개시했다.

◇당장의 수익 대신 고른 '규모의 경제' 전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알뜰폰 사업은 스마텔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알뜰폰 사업 시작 전까지 단 한 번도 외부 감사 대상 기업 조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2022년부터 연 매출 500억원을 넘기면서 외감 조건을 충족했다.

2021년 497억원이었던 스마텔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504억원, 2023년 62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43억원으로 증가했다.

알뜰폰이 스마텔의 실적에 기여한 건 수치로도 드러난다. 280억원이었던 2021년 스마텔의 통신 매출은 2022년 335억원, 2023년 396억원으로 늘었다. 통신 매출 증가분은 전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스마텔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 매출은 알뜰폰 사업, 단말기 판매 수익으로 이뤄져 있다. 통신 매출 대부분은 알뜰폰 사업의 몫으로 알려졌다.

스마텔 관계자는 "2024년도 매출은 72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그 중 통신 매출은 100억원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지난해 통신 매출의 성장폭이 사실상 전체 매출의 성장 규모(94억원)와 같은 셈이다.

알뜰폰 가입자 증가가 통신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스마텔 관계자는 "올해 2월 말 기준 스마텔 가입자 수는 20만명"이라며 "작년 말 기준은 19만명"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가입자 수 기준 상위 10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속하는 수치다. 2018년 말 스마텔의 가입자 수가 정부 집계에도 빠질 정도로 적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다.


스마텔은 가입자 성장세를 더 가파르게 하기 위해 최근 '1만원대 5G 20GB 요금제'를 선보였다. 맨 처음 관련 요금제를 출시한 큰사람커넥트의 뒤를 이었다. 스마텔은 새롭게 요금제를 개발하지 않고 아닌 기존에 있던 2만원대 중반 상품을 깎아 출시했다. 올해 2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으로 취임한 고명수 스마텔 대표는 취임식 현장에서 "이달이면 1만원대 2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나올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1만원대 5G 20GB 요금제의 연간 마진은 6000원 가량에 불과하다. 스마텔 가입자 모두 해당 상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알뜰폰 수익은 12억원 수준이다. 우선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뒤 망 도매대가가 낮은 LTE 요금제 등 마진이 높은 상품으로 이용자를 이동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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