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CFO]SK온, '자금 확충 갈증' 풀어낸 IB 출신 김경훈 부사장⑦국내외 가리지 않은 펀딩 성과, 'CFO가 연봉 1위' 그룹 계열사 유일 사례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19 08:14:30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의 사업 전략은 의외로 단순하게 요약된다. 배터리 R&D와 생산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고 시장을 선점하는 식이다. 배터리 자체가 신사업인만큼 방법론은 확실하지만 이를 위해선 기술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자금 확충'이었다.SK온은 외부 출신이자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기업금융(IB) 전문가 김경훈 CFO(부사장, 사진)를 전격 영입하고 자금 조달 전면에 세웠다. 김 부사장은 국내를 너머 미국 정책자금을 유치를 포함해 대규모 펀딩을 해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SK온이 그룹 주요 계열사 중 CFO가 연봉 1위인 이유도 김 부사장의 성과를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뱅커 출신, 그룹 합류후 전방위 펀딩 성사
김 부사장은 1973년생이다. 미국 브라운대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제시스템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9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에서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해 2001년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에서 근무했다. SK그룹 CFO들이 대부분 SK㈜를 비롯한 그룹 재무실을 거친 것과 대조된다.
국내로 들어온 시기는 2006년이다. 당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후다. 국내에선 메릴린치(현 BoA메릴린치) 기업금융부를 거쳐 2011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현 SC제일은행)에 입사해 2022년 말까지 근무하며 부동산금융부 총괄, 글로벌기업금융부문장(전무)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SK온에 합류한 시기는 2022년이다. 그룹 내 인물들과 관계가 많지 않다. 입사 초기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과의 관계로 인해 영입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입사 후 그룹 전체를 통틀어서도 조달에서 한 획을 긋는 성과를 보이면서 그의 역량을 입증해 냈다.
김 부사장의 최대 강점은 글로벌 기업금융을 경험했으며 그에 걸맞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점이다. 특히 김 부사장은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돌발 변수 속에서도 IB 경험과 두터운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완수 해냈다. SK온의 기업가치는 2023년 기준 20조원을 넘었고 외부 투자 유치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섰다.
SK온이 김 부사장의 체제에서 자금 조달의 성격을 가리지 않았던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된 뒤엔 대규모 프리IPO를 진행했고, 김 부사장 합류 후부턴 국내 회사채, 한국물(KP), 신종자본증권 등 가용한 모든 조달 수단을 활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달에 여전히 목마른 SK온, 그룹 계열사 유일 'CFO 연봉 1위' 대우
김 부사장이 부임한 이후 SK온은 선제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 투자 리소스를 적시에 확보했고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축소시켰다. 그럼에도 입사 3년차를 맞은 김 부사장의 대내외 입지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SK온이 조달 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SK온은 설립 첫해 3000억원대의 적자를 시작으로 2022년 이후 매년 조 단위 적자를 내고 있다. 2024년 3분기에 연결기준 일시적으로 2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누적치로 살펴보면 해당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7676억원에 달한다.
SK온이 약 2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화가 완성되지 않았다. 배터리 시장 경쟁 격화와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을 뚫어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계속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지금까지 SK온의 조달 니즈를 성공적으로 해소해 낸 김 CFO의 사내 위상은 앞으로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김 부사장이 그간 수령한 보수를 살펴봐도 이런 전망은 힘을 얻는다. 2024년 상반기 기준 김 부사장은 11억3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반기 기준으로 오너경영인인 최재원 수석부회장(8억8300만원)과 CEO인 이석희 각자대표(5억6000만원)보다 규모가 크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중 CFO가 연봉 1위인 곳은 SK온이 유일하다.
CFO가 임원 보수 수령액 1위에 오른 것은 최우선순위가 재무 이슈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리고 그를 완수한 CFO에게 성과에 합당한 당근을 제공했다는 뜻이다. 더불어 SK온은 아직 수익 창출까지 시일이 더 필요하다보니 조달시장 문을 계속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충돌·고성 난무한 포스코홀딩스 주총장
- 수소사업 난항에…SK이노 E&S, 관련 조직 통합
- '최대 매출'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보수는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MBK 국세청 세무조사 변곡점되나
- [유증&디테일]이에이트, 우려 딛고 흥행 성공
- [Red & Blue]'최대주주 변경' 예고 아이엠, 7영업일 연속 주가 상승
- 침대 하나를 두개처럼…코웨이 스마트 매트리스 '눈길'
- 카페24, 디밀과 업무협약…유튜브 커머스에 힘싣는다
- [Company Watch]'카지노 디스플레이' 토비스, 6000억 외형 달성
- [i-point]대동, 상주 농업기계박람회 참가 '자율주행 농기계' 공개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의 CFO]SK텔레콤, 'AI 확장' 재무 기반 다지는 김양섭 CFO
- [SK의 CFO]SK온, '자금 확충 갈증' 풀어낸 IB 출신 김경훈 부사장
- [SK의 CFO]유봉운 SK네트웍스 CFO, 변화에 강한 '최연소 재무통'
- [SK의 CFO]SK바사, '엔데믹 확장 전략 구심점' 최재영 실장
- [SK의 CFO]'100조 CAPEX' 중심에 선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
- [캐시플로 모니터]신세계건설, 껑충 뛴 현금 곳간 'EOD 문제없다'
- [SK의 CFO]'이젠 흑자회사' SK바이오팜의 재무 기둥 정지영 CFO
- [그룹 & 보드]HLB의 맨파워 지키는 묘수 '계열사 임원 겸직'
- [SK의 CFO]'구관이 명관' 서건기 부사장, '통합 SK이노'서 중책
- [이슈 & 보드]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 영향력 밖' 리스크 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