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톺아보기]'미원'으로 시작된 역사,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①[국내 식품]확장 토대 된 '적극적 인수합병', '건강식품·B2B' 여전한 성장 여력
김혜중 기자공개 2025-03-21 07:56:23
[편집자주]
2024년 기준 자산 규모 4조4000억원 수준의 국내 굴지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잡은 대상. ‘대상’이라는 이름 자체는 익숙하지 않아도 ‘청정원’, ‘종가’ 등은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 온 친근한 브랜드다. 여기에 식품 사업을 넘어 소재, 축육,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등 최근에도 적극적인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더벨은 대상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향후 비전도 함께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3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창립 69주년을 맞이한 대상그룹은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설립돼 세계 일류의 발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식품회사다. 아직까지도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조미료 '미원'과 함께 시작한 대상그룹은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대상그룹의 기틀이자 확장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국내 식품사업이다. 한 해 매출 규모만 2조5000억원을 상회할 정도다. 소비 침체와 인구 감소 등의 비우호적 환경에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변화한 소비 트렌드에 맞춘 헬스앤웰니스 제품 개발, 군 급식 등의 B2B 사업 확장으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조미료에서 종합식품으로, R&D·M&A 투트랙 전략 ‘유효’
대상그룹의 시작은 6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쌀값보다도 비싼 일본 조미료인 ‘아지노모토’가 한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에 대상그룹 창업자 故 임대홍 회장은 국산 조미료를 직접 만들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제조 방법을 연구한다. 약 1년간 제조법을 익혀 돌아온 임 창업회장은 1956년 부산에 150평 남짓 조미료 공장을 세우고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라고 명명한다. 여기서 최초 국산조미료인 ‘미원’이 탄생하며 대상그룹의 역사도 시작된다.
대상의 ‘미원’은 사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해 줬다. 국산 조미료가 탄생했다는 소식에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국내 조미료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대량 생산이 가능토록 한 ‘석부’(돌솥)을 고안하며 한달 생산량을 5톤 남짓에서 150톤까지 늘리기도 했다.

사업 영역 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70년대부터다. 당시 미국의 3대 식품업체 중 하나인 CPC인터내셔널사와 합작으로 한국크노르㈜를 설립해 오늘날 가정간편식의 초기 모델인 인스턴트 식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R&D 투자에도 나섰다.
1987년부터는 임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임창욱 회장이 취임하며 확장을 가속화시켰다. 1988년 천연 조미료 ‘감치미’를 개발한 데 이어 ㈜화영을 인수해 ‘임금님표 순창찹쌀고추장’을 개발했다. 커피전문업체 MJC를 인수해 음료부문을 강화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본격적인 종합식품회사의 면모를 구축했다. 육가공 제품 ‘미원햄’을 출시하고 냉동식품 공장을 준공해 식품사업의 범위를 넓혔다. 1992년에는 국내 최초로 아스파탐을 생산하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도 선도적으로 진출했다. 1996년 ‘청정원’ 브랜드를 출범해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고 이듬해인 1997년에는 기업명 또한 지금의 '대상'으로 변경하면서 재도약을 시도한다.
2000년대에도 확장을 위한 M&A가 이어졌다. 당시 국내 최고 김치 브랜드인 '종가집'을 인수해 대상FNF를 설립, 냉장사업을 강화했다. 대상FNF는 이후 대상㈜으로 편입돼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2022년에는 국내 김치 브랜드 '종가집'과 글로벌 브랜드 '종가(JONGGA)'를 통합해 '종가' 브랜드로 운용 중이다.
◇매출 규모 4조 상회, 국내는 '니치마켓' 공략으로 성장 방침
적극적인 사업 확장의 결과 대상그룹의 매출 규모는 2023년 기준 4조1074억원까지 증가했다. 대상그룹의 시작과 확장을 책임져 온 식품 사업부문은 3조49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2%에 달한다. 종합 식품 브랜드 ‘청정원’부터 ‘순창고추장’ 등 장류, ‘미원’ 등 조미료류, 농수산식품, 서구식품, 육가공식품, 냉동식품, 김치류 등의 다양한 영역이 포함된 수치다.

이중 국내 매출 비중은 대략 75%에 달한다. 사업 구조는 다각화 시켰지만 여전히 국내 사업 의존도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내수 소비 부진, 인구 감소 등의 비우호적 영업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 글로벌 확장과 더불어 국내 식품사업에서의 활로도 모색하고 있다.
이에 건강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자의 필요에 맞춰 헬스 앤 웰니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룰로스다. 일찍이 알룰로스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대상은 2023년 7월부터 군산 전분당 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알룰로스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국내에서 알룰로스를 생산하는 기업은 삼양사와 대상 두 곳이 유일하다.
이외에도 타정 형태의 조미료, 두유를 활용한 대체면, 저당 장류소스 등을 선보이면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헬스엔웰니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한 기능성 표시 식품 브랜드인 ‘피키타카’를 론칭해 초콜릿, 쉐이크 등의 신규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대상 관계자는 “사업 확대와 더불어 온라인 중심의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주요 채널별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가격 프로세스,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온라인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밖에 데이터 기반 맞춤 영업전략을 통해 군급식 등 B2B 사업 카테고리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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