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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경영진단 이후 '원포인트 인사' 암시 메모리·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 질책, 경영진 추가 교체 가능성

김도현 기자공개 2025-03-19 08:12:4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3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다.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전 계열사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전한 말이다. '수시인사'를 언급하면서 추후 조직개편 등을 예고한 셈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경영진단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포인트 인사 등 조직개편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신설된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올 1월 말부터 경영진단실장인 최윤호 사장 지휘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TV, 가전 등에 탑재되는 제품은 물론 외산업체에 공급할 칩도 개발한다.

최근 시스템LSI사업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는 퀄컴에 밀려 '갤럭시S25' 시리즈에 진입하지 못했고 이미지센서는 소니와의 격차를 줄이고 못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사업부와 책임 소재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적잖은 투자에도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경영진단실은 1호 타깃으로 시스템LSI사업부를 선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정기인사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내 3개 사업부 중 유일하게 시스템LSI사업부만 수장(박용인 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유임한 것에 대해 엑시노스 부활 등 특명도 있겠으나 경영진단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아는 최고 담당자가 있어야 정확한 감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이 경영진단 종료 이후 교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정기인사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최원준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등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시행한 바 있다.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는 차원이다.

2호 타깃은 파운드리사업부가 거론된다. 시스템LSI사업부와의 시너지 미미, 빅테크 고객 유치 난항 등이 명분이다. 실제로 TSMC와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은 8.2%로 TSMC(67.1%)와 58.9%포인트 차이다.

이같은 결과는 낮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내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에는 "첨단공정은 안정적인 수율 기반으로 모바일 및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고 쓰여있다. 그만큼 수율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파운드리사업부의 경우 최시영 사장 대신 한진만 사장이 신임 사업부장으로 선임된 만큼 단기간 내 교체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 회장은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서 불문하고 요직 중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변화의 바람은 어디서든 불어올 수 있다.

이 회장은 "메모리 사업부는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면서 "DX부문은 제품 품질이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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