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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현대차 유진 오 사외이사, 연평균 5% 수익률 기록⑥2019년 이사회 입성, 2022년부터 자비 들여 현대차 주식 매수

이돈섭 기자공개 2025-03-28 08:12:34

[편집자주]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사회에 합류해 재직하는 동안 몸담은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임기를 마친 지금 그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의 그간 투자 성과를 측정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4시49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 전문가이자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로 활약한 유진 오(Eugene M. Ohr, 한국명 오민석) 전 사외이사는 최근 임기를 마무리했다. 2019년 현대차 이사회에 진입한 오 사외이사는 2022년 재선임에 성공, 이달 현행 상법에서 규정한 사외이사 최대임기 6년을 모두 소화했다. 미국의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에서 오랜기간 근무해 온 만큼 현대차 주식을 직접 장내 매입해 온 유일한 사외이사이기도 했다.

그가 현대차에 재직하는 동안 현대차는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2020년 정의선 회장이 선친 바통을 이어받아 현대차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포티투닷 등 기업 인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현대차는 작년 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는 우상향 추세를 기록, 오 전 사외이사의 현대차 주식 가치 역시 현재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오 전 사외이사(사진)는 금융투자업계에서 30여년 간 커리어를 쌓아왔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그는 미국 캐피탈그룹에서 25년 간 근무했다. 캐피탈그룹은 미국 서부 지역에서 성장해 온 글로벌 종합금융투자사로 26일 현재 운용규모는 약 395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15개국에서 총 32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 전 사외이사는 한국과 호주,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 주식 애널리스트 등으로 활약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는 그룹 파트너(주요 집행임원) 직책도 8년여 간 소화한 그는 파트너직을 내려놓은 즈음에 현업에서 은퇴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현대차 이사회 합류는 캐피탈그룹 측 추천으로 이뤄졌다. 캐피탈그룹은 2017년 현대차 지분을 7% 이상 취득했고 매년 보유량을 줄여 2020년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캐피탈 그룹이 주식을 가졌던 때 현대차는 행동주의 펀드 앨리엇과 지배구조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었다.
자료=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펀드 공격을 반면교사 삼아 오 전 사외이사를 영입했다고 해석했다. 현대차가 외국인 투자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건 오 전 사외이사가 처음이었다. 당시 엘리엇 측은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하면서 주총에서 표 대결이 이뤄졌고 오 전 사외이사는 찬성 87% 반대 13% 표를 받아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로 투명경영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었다.

오 전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여율은 꾸준했다.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023년(91%)을 제외하고 매년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의결에 참여한 안건 모두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최근 6년 간의 이사회 활동 중 그가 유일하게 참석하지 않은 이사회는 2023년 12월 중순 임시 이사회뿐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로 생산성이 낮아진 러시아 현지 생산법인(HMMR) 지분 매각을 결정하는 자리였다.

시장의 눈길을 끈 건 오 전 사외이사의 투자 행보다. 오 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재선임이 결정된 이후인 2022년 7월 현대차 주식 500주를 주당 19만1000원에 총 9550만원을 들여 장내 매수했다. 이어 이듬해 8월 180주를 주당 19만7700원씩 약 3560만원을 들여 사들였고 지난 2월 220주를 주당 20만2000원에 총 4400만원을 투입해 확보했다.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총 1억7600만원을 투입해 도합 900주를 취득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7명 사외이사진 중 직접 주식을 취득해 보유한 이는 오 전 사외이사가 유일했다. 현대차는 현재 사외이사에게 별도의 주식매수선택권 없이 현금으로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작년 한해 현대차가 사외이사에 지급한 보수는 1억3800만원이었고 감사위원에 제공한 보수는 1억1300만원이었다. 사외이사로만 활동하고 있는 오 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보수 1년치 이상을 현대차 주식 매수에 투입한 셈이다.


다행히 이 기간 주식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코로나 충격으로 6만원대까지 밀린 현대차 주식은 이후 급격히 오르기 시작, 오 전 사외이사가 주식을 최초 취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6월 말에는 30만원 문턱까지 치솟았다. 26일 오전 11시 현재는 주당 22만4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주가에 기반한 오 전 사외이사 보유 주식 가치는 약 2억205만원, 약 3년 간 15.1%의 누적 수익률을 낸 셈이다.

배당 수익을 더 하면 실질 수익률은 더 올라간다. 현대차는 매년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집행하는데, 오 전 사외이사가 현대차 주식을 매수한 2022년부터 이달까지 그가 받은 배당 수익은 도합 1970만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다. 해당 배당 수익을 현 시점 주식 가치에 산정하면 최근까지 오 전 사외이사의 현대차 주식 투자 수익률은 누적 26%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로 175조원을 기록,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7.7%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전넌대비 5.9% 후퇴했는데, 판매관리비 확대 영향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친환경차 판매량 상승과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강화에 따른 수익성 중심의 성장 추이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정기주총에서 현대차는 오 전 사외이사를 포함 기존 사외이사 3명 후임으로 김수이, 도진명, 벤자민 탄 등 3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김수이 사외이사의는 회계사 출신으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를 지냈으며 벤자민탄 사외이사는 싱가포르 국적 외국인으로 싱가포르투자청(GIC)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 향후 4년 간 총 3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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