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주총 D-3, '표대결' 관전포인트는 집중투표제 두고 엇갈린 자문사, 코웨이 지배구조 향방 가를 분수령
고은서 기자공개 2025-04-01 16:24:0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6시16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웨이 정기 주주총회를 사흘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최대주주 넷마블 간의 본격적인 표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들마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 안건이 실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코웨이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제2-1호)'을 포함해 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가 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 주주권 확대 수단이다. 얼라인은 해당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넷마블에 과도하게 집중된 이사회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 안건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ISS는 집중투표제가 이사회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낸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ISS의 영향력이 국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만큼, 반대표가 다수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 다수가 ISS 리포트를 따르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어, 특별결의 요건을 통과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집중투표제 도입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통과를 위해서는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기권' 역시 실질적으로 반대 효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출석률이 낮거나 찬반이 엇갈릴 경우 안건 자체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ISS가 반대 의견을 낸 상황에서는 중립적 입장을 취하던 국내 주요 운용사들도 반대표로 돌아설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집중투표제 안건에는 상법 제542조의7에 따른 특례조항이 적용돼 넷마블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는 점은 변수다. 해당 조항은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는 상장회사의 경우 집중투표제 신설 또는 삭제에 대해 의결권을 주주당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2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해당 안건에서는 의결권 3%만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소액주주 및 일반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지분 전량을 행사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얼라인 측에 유리한 표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코웨이 지분 약 2.9%를 보유 중이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통해 소액주주와 기관이 이사회 견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넷마블이 25% 남짓한 지분으로 코웨이 이사회를 사실상 독점해왔다고 강조하며 주주권 보호 차원에서의 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코웨이는 2019년 넷마블이 인수한 이후 대표이사, 이사회 구성, 자본 배분 정책까지 대부분 넷마블 주도 아래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외에도 넷마블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김정호, 김태홍)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포함돼 있어 얼라인과 넷마블 간의 표 대결은 복수 안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감사위원 선임안건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3%룰이 적용돼 넷마블의 의결권 행사에 제한이 걸린다. 이 역시 얼라인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형으로 평가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해당 안건에 대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추위 구성 다수가 넷마블 측 인사로 채워져 있어 실질적인 독립 이사 선임 절차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해당 안건은 사실상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감사위원 후보로 오른 인물은 얼라인이 공개서한과 IR을 통해 주주권 강화를 압박한 이후, 코웨이 측이 투자자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급하게 수혈해 포함시킨 사례로 알려졌다. 얼라인은 이를 두고 "행동주의 캠페인의 일부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관전포인트는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소액주주 보호 및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시장에 남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코웨이 측은 집중투표제의 도입이 거버넌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방어 논리를 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이 단기적인 표 대결을 넘어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에 있어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집중투표제 채택 사례가 많이 없지만 최근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기준에 일정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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