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분석]삼성생명, '업계 맏형답지 않던 이익률' 관리 시작[생명보험]②자본건전성 첫 100%대, 높아지는 'DCM 데뷔 가능성' 대비
최은수 기자공개 2025-04-08 08:08:31
[편집자주]
인풋과 아웃풋, 들인 돈에 비해 얼마나 큰 효용을 얻느냐는 투자자들의 기본 마인드셋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가시적인 방법은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큰 '파이'를 만들어냈는 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수치화한 것이 바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글로벌 화학 기업 듀폰(Dupont)은 ROE를 순이익률·총자산회전율·레버리지비율로 나눠 ROE의 증감 요인을 분석한다. THE CFO는 국내 기업들의 ROE를 듀폰 분석법에 기반해 해석해 봤다. 이를 통해 기업이 창출한 ROE의 배경과 숫자의 의미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3시4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은 자산총계나 자본건전성 모두 생명보험업계 1위다. 수익성 핵심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지표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2010년 상장 당시엔 두자릿수 ROE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40조원을 넘나드는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냐는 답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2024년 말 삼성생명의 ROE는 약 8년 만에 7%대에 근접했다. 다만 이 반등이 수익성 개선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생명은 창사 후 처음으로 자본건전성 지표가 100%대에 들어섰다. 역시 창사 첫 자본확충을 위한 몸만들기가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ROE 239bp 상승' 삼성생명, 새 제도 도입 후 최대 성과
THE CFO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간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의 ROE 추이를 살펴봤다. ROE는 당기말 지배기업 소유주 및 누적 기준 순이익을 당기말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자본으로 나눠 비율을 산출했다.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생명보험 자산총계 1위 삼성생명의 ROE는 6.86%였다. 2024년 ROE를 2023년 대비 무려 239bp(1bp=0.01%) 끌어올렸다. 빅3 가운데선 같은 기간 ROE가 8%를 넘어선 교보생명의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은 2024년 창립 이래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연결조정 등을 반영한 지배주주 순익으로 살피면 2022년이 가장 높다. 그런데 여기에서 '들인 돈에 비해 얼마나 효용을 얻었느냐'를 함께 따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생명의 2024년 ROE는 근 10년만의 성과에 해당한다.
삼성생명의 ROE 추이가 2024년보다 높았던 때를 확인하려면 약 8년 전(2016년, 7.71%)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다만 당시는 새회계·자본건전성기준(IFRS17·K-ICS) 전면 도입 전이다. 최근의 삼성생명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적어도 새 제도 아래에서 삼성생명의 ROE 성과는 작년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으뜸 생보사에도 엄습한 '자본확충 부담 그림자' 비낄 대안은
삼성생명은 2024년 ROE로 요약되는 수익성은 끌어올렸지만 자기자본과 더불어 건전성비율이 급락한 게 눈길을 끈다. 특히 2024년은 K-ICS 제도 아래에서의 지급여력비율은 184.9%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2024년 전까지 창립 이래 어떤 건전성제도를 앞에서도 자본건전성이 200%를 하회한 적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삼성생명의 ROE 상승 또한 수익성 제고 외의 요인에 영향을 받았단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지배기업귀속분)은 30조7326억원이다. 전년 동기(42조4378억원)보다 27.6% 줄었다. 자본 모수가 줄어들면서 늘어난 수익성이 한층 각광을 받았지만 온전하게 수익을 개선해냈는지 보기엔 의문이 남는다.
보험사의 꾸준한 자본감소는 결국 건전성과 직결된다. 삼성생명의 자본건전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300%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새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최근과 과거의 건전성 상황은 판이하다. 2024년말을 기준(184.9%)으로 당장 감독당국의 권고치(150%)에 꽤 가까워졌다.
삼성생명은 당장은 다가오는 건전성 이슈에 대응할 여력은 있어 보인다. 당국은 K-ICS 권고치를 향후 130%로 하향할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최근 생명보험사의 급격한 자본 감소가 이례적일 가능성이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들의 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는 10년만리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대안책은 만들어야 한다. 특히 K-ICS 비율이 100%대에 머무르면 여러모로 자산운용 등 사업 전략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그간 양호한 자본건전성이 뒷받침된 덕에 '채권 교체매매'를 비롯한 공격적인 승부수도 던질 수 있었 성과도 나왔다. 2023년 1%대 채권 자산을 3%대 채권으로 교체하면서 투자손익을 끌어올린 게 일례다.
자연스럽게 삼성생명이 그간 선택하지 않았던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 가능성도 떠오른다. 삼성생명의 자본 및 자산 총계가 큰만큼 자본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상당한 물량을 찍어내야 한다. 그러나 꼭 지표 개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DCM에 데뷔하는 것만으로도 자본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금까지 아직 자본확충에 나선 이력이 없다"면서도 "이와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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