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아트]글로벌세아의 S2A, 공격적 컬렉션 투자 이목 집중김웅기 회장, 소장품 공유·해외 레지던시 운영 '꿈'…기업 갤러리 새 모델 제시
서은내 기자공개 2025-04-09 13:20:53
[편집자주]
기업과 예술은 자주 공생관계에 있다. 예술은 성장을 위해 자본이 필요하고 기업은 예술품에 투자함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얻는다. 오너일가의 개인적 선호가 드러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성격도 갖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예술 관련 법인의 운영현황과 지배구조, 소장품, 전시 성향 등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세아그룹에서 운영하는 S2A(에스투에이)가 기업 갤러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최근 국내 근대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수집하며 적극적으로 컬렉션을 조성하는 한편 회사의 주력 사업과 맞닿은 방향성을 찾아 전시를 기획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S2A는 전시장 규모가 커 미술관이란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S2A는 미술품 위탁·자가 판매업체, 즉 영리사업을 하는 갤러리다. 대형 공간에서의 전시나 공격적인 컬렉션 형성 면에서 보면 일견 미술관 같지만 미술품을 구입하고 팔아 수익을 내는 갤러리다.
◇지분 구조 변화 기점, 중견 여성 작가 전시 방향 설정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2A는 최근 지분구조 변화를 기점으로 불투명했던 갤러리 사업의 정체성을 보다 뚜렷하게 설정했다. 지난해 12월 2일 모기업 세아상역에 흡수합병 된 이후 사업 방향성도 새롭게 삼았다는 후문이다. 원사를 개발하고 여성, 패션과 관련된 사업들을 운영하는 그룹사 글로벌세아의 사업과 결을 맞춰 올해부터 여성 중견 작가 전시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2022년 대치동 글로벌세아빌딩 1층에 개관한 S2A는 국내 대표 미술품 컬렉터인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컬렉션이어서 주목을 받아왔다. 김 회장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받은 김환기 '우주'를 비롯해 그의 초기 컬렉션인 쿠사마 야요이 전시 등으로 매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약 500㎡(약 150평) 규모의 전시장 크기도 눈길을 끈다.
S2A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미술품 사업체(갤러리)가 해당 기업의 주력 계열사로 흡수된 이례적인 케이스다. 지난해까지 독립 법인으로 위치해 글로벌세아 오너가 개인들이 직접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였지만 세아상역에 흡수합병되면서 사내에 위치하게 됐다.
S2A는 공격적으로 자체 컬렉션을 사들이던 곳이다. 위탁 판매 뿐 아니라 장기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해왔다. 수익은 크게 내지 못해 자본잠식까지 빠졌다. 갤러리 초기 컬렉션 구입 예산이 상당 수준으로 투입되고 무료 전시를 진행하는만큼 자체 예산을 감당할 수 없었다.
세아상역 등 계열사들로부터 차입을 통해 예산을 메워왔다. 2024년 한해동안만 세아상역으로부터 단기차입한 금액만 238억원 수준이다. 2023년에는 계열사 단기차입 규모가 500억원이 넘는다. 대부분 미술품 구입에 자금이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흡수합병 결정은 갤러리를 좀더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차원이다.
S2A가 미술품 구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단순 전시 목적이 아닌 판매를 위한 갤러리라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기업 혹은 오너들의 미술품 매입 사유와는 그 목적이 명확히 다르다는 점이 주목된다.
통상 여러 기업들에서 하는 미술관 사업은 공익적 성격이 강하고 미술품 투자라는 목적을 드러내기 어렵다. 반면 S2A는 기업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소 갤러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전시를 하면서 수익을 추구한다. 미술품 특성상 2~3년의 짧은 주기가 아닌 10여년의 장기 투자를 내다보고 있다.
S2A 관계자는 "김웅기 회장은 오래 전부터 컬렉션을 시작했고 좋은 컬렉션을 대중에 보여주고 그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어했다"며 "S2A는 그렇게 시작된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간의 성격상 인건비나 세금 등이 지출되다보니 단순히 비영리 시설로 운영되기는 어려웠다. 갤러리처럼 판매를 병행하며 지속가능한 사업방식을 찾게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2A는 국내 조명받지 못한 근대기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화랑들의 이름 아래 보호되고는 있지만 거래가 잘 안되는 작가들이다. 대표적으로 윤중식, 박호석, 박영선, 김태 등이 꼽힌다. 앞선 관계자는 "작품 수집과 함께 연구를 병행하기 위해 경매에 출품되면 유족에게도 연락을 취하며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생산 거점, 작가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 계획
이런 가운데 S2A는 올해부터 전시기획의 초점을 중견 여성 작가로 명확히 했다. 강희경 S2A 디렉터는 "2025년 첫 전시가 고미술에 포커스됐다면 2분기 전시는 여성 중견 작가 4인전을 준비 중"이라며 "가을 프리즈 기간에는 컬렉터들의 작품을 모아 미술품 수집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를 기획하고 4분기에는 여성 중견 작가 정수진의 작품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레지던시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세아의 해외 생산 거점을 활용해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 작업 공간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강 디렉터는 "김웅기 회장은 젊은 작가들 지원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해외 레지던시를 희망해왔다"며 "작업 공간 지원 계획을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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