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선]경영승계는 차남…오너일가 '못지않은' 박세철 존재감④'검사개발→정공→마린텍' 수직 계열화 구축…전문경영인 보유 주식도 만만찮아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10 07:17:27
[편집자주]
조선 기자재 산업은 전방사업인 조선업과 명운을 함께한다. 조선사 빅3와 지금의 호황기도 동시에 겪지만 과거 불황기도 같이 헤쳐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쟁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 기업이 있는 반면 조선 기자재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알짜 기업도 여럿이다. 살아남은 곳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장전해 뒀다. 더벨이 조선 기자재 분야의 키플레이어들을 찾아 기업의 비기와 전망, 경영 환경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엔탈정공의 계열사들은 오리엔탈검사개발을 정점으로 수직적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검사개발이 정공을 지배하고, 정공은 오리엔탈마린텍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검사개발은 오너일가가 과반 이상을 갖고 있다. 서상원·서준원 오너일가가 각각 26.84%의 지분을 보유했다. 오너일가 중에서는 차남인 서준원 씨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박세철 오리엔탈정공 회장 등 전문 경영인들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박 회장은 과거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며 실적 반등을 견인한 주역으로 꼽힌다. 지분 규모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오너일가 못지않은 내부 영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개발→정공→마린텍'…오너지배 수직 계열화 구축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오리엔탈검사개발의 최대 주주는 선대 故서종석 회장의 두 아들인 서상원 전 오리엔탈정공 사장·서준원 오리엔탈정공 사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6.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검사개발은 오리엔탈정공 지분 45.77%를 보유 중이다. 서 사장이 0.27%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어 합산 지분은 46.04%다. 정공은 오리엔탈마린텍의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전문경영인 박세철 회장도 검사개발의 주요 주주다. 본인 지분 22.88% 외에 특수관계인 4인 지분을 포함하면 35.6%에 달한다. 뒤를 잇는 주요 주주는 '일본국인 쓰바하라'(10.72%)로, 일본 현지법인 OPCO-JAPAN의 대표 쯔바하라 마코토인 것으로 보인다.
오리엔탈정밀기계는 검사개발(35%)과 정공(28%)이 주요 주주이며, 서상원·서준원 씨가 각각 15%, 10%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들도 3%씩을 나눠 갖고 있다. 해외 자회사로는 일본 OPCO-JAPAN과 중국 연태동방정공선박배투유한공사가 있다. 모두 오리엔탈정공 산하에 있다.

◇오너일가 경영 승계는 차남에게
선대회장이 2020년 작고했기 때문에 지분 승계는 현재의 구도로 정리가 된 상태다. 경영인으로서의 승계는 차남에게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차남 서준원 사장(1971년생)은 박 회장과 함께 오리엔탈정공을 이끌고 있다. 오리엔탈마린텍 등 자회사들의 실질적 경영도 박 회장과 서 사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준원 사장은 1997년 오리엔탈정공 해외영업부에 입사해 진해공장과 해외사업부, 기획조정실, 관리본부와 오리엔탈정밀기계 대표 등을 거쳐 2022년 오리엔탈정공의 사장이 됐다.
장남 서상원 전 사장(1969년생)도 오리엔탈정공의 경영인이었지만 2014년 이후 대표에서 물러나 현재는 임원으로 등재돼 있지 않다. 서상원 전 사장은 현재 부산에 적을 둔 '아쿠아컨설팅' 대표다.
두 아들 외에 장녀도 있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다. 정확한 나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알려진 프로필을 종합하면 1967년생으로 추정된다.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배우자다.
다만 서 대표는 오리엔탈정공과 그 계열사에 주주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별도의 회사를 오랜 기간 운영하고 있고, 그의 가족들이 과거 서 선대회장으로부터 부동산 등을 증여받은 기록이 있다.
◇'샐러리맨부터' 회장까지...박세철 회장, 막강한 영향력
눈여겨볼 점은 전문 경영인이 보유한 지분 규모다. 박 회장은 오리엔탈검사개발의 감사보고서가 등재된 2011년부터 현재까지 두자릿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고 규모도 점점 늘려왔다. 2011년 말 15%였던 지분율은 2016년 25%로 늘었다. 이듬해 박 회장의 지분이 25%로 유지된 채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 4인이 각각 2.6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오너일가인 서 전 사장과 서 사장의 지분이 줄었다.
오리엔탈정공의 연혁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는 구조다. 워크아웃을 견딘 후 영업이익의 반등을 이끈 인물이 전문 경영인인 박 회장이다. 오리엔탈정공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고 졸업했다. 2014년 서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박 회장이 대표로 취임했다. 그 뒤로 서 전 사장은 임원 명부에 오르지 않는다.

박 회장은 1957년생으로 1989년 오리엔탈정공에 샐러리맨으로 입사했다. 해외사업본부장, 기획조정실장, 관리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서 선대회장이 1986년 오리엔탈휘팅을 인수해 키웠으니 박 회장은 오리엔탈정공의 흥망성쇠를 모두 함께한 인물이다.
박 회장이 대표이사가 되기 전에도 주요 임직원으로서 현장을 뛰며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 애쓴 기록이 여럿 남아있다. 불황을 거친 뒤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2019년 흑자전환했다. 오리엔탈정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248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해 만에 9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500억원이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92%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박 회장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박 회장의 가족들도 검사개발과 정밀기계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검사개발의 오너일가 지분을 합하면 53.68%로 최대주주지만, 박 회장이 특수관계인과 35.59%의 지분을 갖고 있어 개인별 지분율로는 우위다. 특수관계인은 박 회장의 자녀들인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지분율은 2.65%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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