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그룹내 자금 에어로 투입, 투자자 달랠수 있을까지분율 희석 부담 줄이고 한화에너지 중심 내부 설계 보완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10 15:54:02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스페이스가 내놓은 새로운 유상증자 방안이 그동안 꽉 막혔던 딜에 숨통을 터줄 수 있을까. 당장 이날 주가가 큰폭 상승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동안의 대립각도 일부 해소하는 효과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내 자금 순환을 통해 주주배정 유증 규모가 줄면서 기존 주주가치 희석은 약 13%에서 9%로 완화됐다.부수적으로 한화그룹은 방산 계열사 지배구조를 한층 탄탄하게 재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스페이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면서다. 기존에는 ㈜한화를 통한 간접 지배구조만 있었지만 유증 뒤에는 한화에너지가 방산 계열사 지분을 직접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 전체의 한화에어로 지분율은 36%까지 높아진다.
◇15% 할인율 배경은 "자신감"…'영업익 3조' 가이던스도 제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발표한 주주배정 유증 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정정공시했다. 이와 동시에 1조3000억원 수준의 제3자배정 유증을 진행한다.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했던 한화에너지와 자회사 3사가 참여한다.
안병철 전략총괄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비전과 유증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주주배정 증자비율이 9.36%로 낮아졌다. 이전 대비 주주가치 희석도 이 규모로 조정될 예정이다. 종전 3조6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증 계획에서는 약 13% 수준이었다. 안 사장은 "2조3000억원으로 유상증자 금액이 줄면 주주가치 희석도 약 9% 수준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수 단가는 4월 20~21일 예정된 이사회가 마무리되면 정해질 예정이다. 주주배정 유증의 예정발행가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날을 기산일로,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인 4월 24일의 전 3거래일을 기산일로 해 1개월, 일주일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와 기산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과 기산일 종가 중 낮은 금액을 채택해 할인율 15%를 적용하기로 했다.
15%의 할인율을 적용한 근거는 자신감이다. 한화에어로는 공시를 통해 2021년 이후 진행된 대규모 유증에서 각 기업이 어느 수준의 할인율을 채택했는 지를 공유했다. 약 2조원 규모의 유증을 발표한 삼성SDI가 15%의 할인율을 적용했고, 기업에 따라 15~30%까지 분포돼 있다.
안 사장은 "만약 회사의 사정이 어렵고 힘들다면 유인책을 써야하는 만큼 할인율이 높겠지만 저희는 유상증자에 대한 굉장한 자신감이 있다"며 "이런 자신감과 앞으로의 업사이드 등을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를 고민했을 때 15% 정도면 저희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을 경영진이 내렸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앞으로 이어질 대규모 투자와 그에 따른 외연 확대, 영업이익 증대 등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배정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은 해외 방산 조인트벤처(JV) 투자와 설비 확대 등에, 제3자배정 유증에 따른 자금은 무인기 체계와 엔진개발, 해외 조선업체 지분 투자 등에 쓴다는 계획이다. 안 사장은 라이벌 기업으로 독일의 라인메탈과 일본의 미쓰비시 등을 꼽았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올해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이다. 시장의 컨센서스와 내부 판단 등을 종합한 수치라고 박지철 재무실장은 설명했다.
안 사장은 "실적 가이던스의 업사이드 중 중요한 부문은 환율"이라며 "또 글로벌 시장에서는 주문한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 지도 경쟁력이기 때문에 생산성의 극대화도 노리고 있다"고 답했다.

◇한화에너지-한화에어로 직접지배 가교 추가
이번 정정신고서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제3자배정 유증이다. 대상인 한화에너지 3사는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제3자배정 유증이 마무리되면 한화에너지와 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약 4%를 보유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한화에너지는 한화오션 지분 7.3%를 한화에어로에 매각한 자금 1조3000억원으로 한화에어로 제3자배정 유증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는 셈이다. 락업 기간은 1년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의 대주주는 ㈜한화다. 한화에너지는 ㈜한화를 통해 한화에어로를 간접지배해 왔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과 3형제, 한화에너지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김승연 회장이 3형제에게 ㈜한화 지분을 증여하면서 한화에너지까지 합한 3형제의 ㈜한화 지분은 42.67%가 됐다.
안 사장은 "100% 다 참여한다는 가정 아래 유증이 마무리되면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한화에너지의 한화에어로 보유분은 약 4% 수준일 것"이라며 "기존 주주가치 희석이 있기 때문에 ㈜한화의 지분도 소폭 하락해 한화그룹의 전체 한화에어로 지분 보유 비율은 약 36% 정도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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