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과 평가]NH투자증권 증권사 1위, 주가 상승폭 최대금융사 20곳 중 3등…ROE는 키움증권에 밀려
김현정 기자공개 2025-04-21 08:26:43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4시5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밸류업 성과 1위를 달성했다.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사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3위라는 성과를 냈다.PBR과 TSR 등 평가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가가 크게 상승한 덕분이었다. 작년 증권주 가운데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는 지난해 탄탄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기업금융(IB) 강자답게 IB 수익이 견조한 가운데 수수료 수지 및 운용투자, 이자 수지를 추가로 개선시키며 IB 부문 실적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해외 주식 부문 자산 확대도 추가 순이익 확대에 역할을 했다.
◇120점 만점에 89.68점…증권사 1등, 금융사 3등
THE CFO가 지난달 31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운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등 7개 회사가 공시에 참여했다.
범위를 넓혀 코스피 ‘금융사’들 가운데선 증권사들을 포함해 총 20곳이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유가증권 상장 비금융 부문에서는 총 83개 기업이 동참했다.


THE CFO는 밸류업 정책을 제출한 기업들에 대한 정량 평가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한국ESG기준원)을 선정했다. 6가지 지표의 만점은 20점이며 지배구조 등급을 제외한 각 지표마다 백분위 기반 배점을 실시했다. 비재무적 지표인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A+ 기업에 20점을 부여하고 한 등급이 하락할 때마다 4점씩 감점했다.

채점 결과 NH투자증권의 밸류업 종합 점수는 120점 만점에 89.68점으로 7개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밸류업 공시를 한 코스피 상장 금융사 20곳으로 범주를 넓혀봐도 3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NH투자증권은 PBR과 TSR, △PBR, 지배구조 등 평가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년 NH투자증권 PBR은 0.59배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상장사 증권사 평균 PBR은 0.36배다.
증권주는 과거 주식시장 호황기에 일부 주가가 PBR 1배를 넘기도 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고 증권주가 저평가되면서 PBR 1배를 넘는 증권주가 사라졌다. 금융지주사로 분류되는 메리츠금융지주만이 PBR이 1.85배로 1배를 넘을 뿐이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 PBR은 1배에 한참 모자라지만 증권업 중에선 양호한 편에 속한다.

지난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배경이 됐다. NH투자증권 주가는 2023년 말 1만330원에서 작년 말 1만3950원까지 35% 올랐다. 증권사 가운데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는 작년 연간 KRX 증권지수(11.92%)와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8월에는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탄탄한 실적 성장에 기반한다. NH투자증권은 작년 6866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치였다. 해외 주식 약정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 약정금액이 약 27조원, 위탁자산이 6조4000억원 증가하는 등 해외 주식 부문의 자산이 늘었다. IB 명가답게 IB부문 수익은 3817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지, 운용투자 및 이자 수지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전년 대비 37.4% 올랐다.
◇NH투자증권 PBR 밸류업 증권사 중 최고…ROE는 키움증권에 밀려
이 밖에 증분 PBR 평가지표에서도 증권사 중 최고점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PBR이 0.47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었는데 2024년 이보다 높은 PBR을 달성하면서 △PBR 수치가 0.12배로 증권사 중 가장 컸다. 키움증권의 경우 2023년 해당 7개 회사 PBR 중 가장 높은 수준(0.56배)이었다가 작년 0.55배로 소폭 하락하면서 △PBR 순위에서 하위권으로 밀렸다. 그럼에도 작년 키움증권 PBR은 NH투자증권 다음으로 높았다.
또한 NH투자증권은 TSR 평가항목에서도 선전했다. 주가수익률 뿐 아니라 배당수익률도 좋았다. NH투자증권은 최근 3개년 주당 현금배당액을 확대 중이다. 2022년엔 700원, 2023년엔 800원에서 작년엔 950원으로 늘렸다. 덕분에 주가 상승에도 배당수익률이 7% 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2022년 7.9%에서 작년 7.65%로 소폭 낮아졌다.

ROE 평가지표에선 NH투자증권이 키움증권에 밀렸다. 작년 NH투자증권의 ROE는 8.73%, 키움증권의 경우 15.98%로 나타났다. 심지어 키움증권의 경우 증분 ROE 역시 압도적 수준을 보였다. 2023년 키움증권 ROE는 9.27%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었는데 2024년 큰 폭의 성장을 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8151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전년 대비 140.9% 증가한 수치였다. 작년 말에서야 자기자본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전체 증권업계 9위 수준 정도 되는 자본 규모를 갖고 있지만 순이익의 경우 여타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인 만큼 ROE가 10%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은 2028년까지 ROE를 12%까지 끌어올린다는 밸류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 적어도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핵심 사업(IB·WM·운용)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자본수익률(COE 10% 수준)을 충족하고 신사업 및 기존 사업(홀세일·OCIO·자회사 등)의 수익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 PBR 1배 달성도 밸류업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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