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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SM 점검]KB손보, 신계약 성과로 극복한 가정 변경 영향⑩신계약 CSM 증가율이 잔액 증가율 앞서…판매 물량 증대, 효율성 방어 효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22 12:24:18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7시0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KB손보)은 지난해 연말 결산에 반영된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해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의 분기별 증가세가 꺾였다. 다만 연간 기준 잔액은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연말 가정 변경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신계약 CSM을 넉넉히 확보한 덕분이다.

업계 차원의 판매 경쟁 심화로 인해 KB손보 역시 1년 사이 CSM의 축적 효율성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주요 손보사들 가운데서는 효율성 악화를 상대적으로 잘 방어한 편으로도 분석된다.

◇가정 변경으로 1.1조 '증발'…그래도 잔액 늘었다

KB손보는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8조820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보다 3.6% 늘었다. 이 기간 신계약 CSM은 1조8370억원에서 1조9323억원으로 5.2% 증가해 잔액 증가율보다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말 결산 이전까지 KB손보의 CSM 성장세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잔액이 9조305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2% 증가했는데 이는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국내 5대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계리적 가정 변경 등 추정치 변동이 반영되는 연말 결산에서 CSM의 역성장이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KB손보는 가정 변경으로 인해 1조1210억원의 CSM이 사라지는 타격을 입었다. 여러 가정 중에서도 해지율 가정의 변경이 -1조2245억원으로 CSM 감소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당국의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관련 가이드라인 설정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정 변경 이외에 물량차이 및 투자요소예실차, 손실요소 등 요인을 모두 포함한 미래서비스 관련 추정치 변동액은 총 -1조1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익 상각분인 -8377억원을 더하면 CSM의 총 감소액은 -1조959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6% 늘어난 수치다.

반면 CSM의 총 증가액은 신계약 CSM 1조9323억원에 이자부리(보험금융손익) 3300억원을 더한 2조2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이 중 이자부리는 보험사의 자의적 조정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결국 신계약 CSM 성과가 가정 변경 등 감소 요인을 뛰어넘기에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계약 CSM 증대의 숨은 원동력 '효율성 관리'

KB손보는 2024년 체결한 신계약으로 유입될 현금의 현재가치 추정치가 12조220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를 통해 1조9323억원의 CSM을 확보했다. 미래현금유입액은 전년 대비 20.1% 늘었으나 같은 기간 미래현금유입액 대비 CSM의 비중은 15.8%로 전년 대비 2.3%p 하락했다. 영업에서의 물량 확보가 늘었으나 CSM 축적 효율성은 낮아졌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장기손해보험 시장의 판매 경쟁이 심화하면서 보험사들은 경쟁사보다 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만큼 CSM 축적 효율이 높은 상품을 설계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5대 손보사 중 현대해상을 제외한 4개사에서 미래현금유입액 대비 CSM 비중의 하락이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경우는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우선한다는 기조 아래 효율성 관리에 치중했고 그 결과 효율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CSM 잔액은 감소했다.

현대해상을 제외한 4개사 중 KB손보의 낙폭인 2.3%p는 2%p의 DB손보에 근소하게 뒤진 2위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각각 4%p, 5.5%p씩 비중이 하락해 앞선 2사와 격차가 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KB손보가 효율성을 준수하게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손보의 신계약 CSM 증가는 영업 성과의 증대가 일차적 이유이지만 효율성 관리 노력 역시 기여도가 낮지 않았다는 말이다.

KB손보는 CSM 확보의 주력 상품인 건강보험에서 보장을 세분화해 손해를 줄이는 방식으로 CSM 효율성을 관리 중이다. 예를 들어 일반 종합건강보험은 연령대별로, 유병자 건강보험은 증상의 경중별로 고객에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리 전략은 올해도 변함없이 추진될 예정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와 상품 경쟁력 확보를 통해 신계약 CSM 확대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고객 선호도가 높은 담보로 주요 치료비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의 건강상태에 따른 세분화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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