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⑨회계 영향에 잔액 2조 사라져…효율성은 주요 손보사 중 유일하게 개선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18 12:55:43

[편집자주]

IFRS17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은 기대이익의 가늠자로서 보험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다. 한편으로는 '보험사 이익 부풀리기'의 근원으로서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이뤄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제도 변경으로 CSM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별 CSM 확보 및 관리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사별 영업성과와 포트폴리오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5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해상)은 신계약으로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이 1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음에도 보유 CSM 잔액은 감소했다. 연말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인한 CSM 감소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다만 영업 측면에서도 변화도 있었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신계약 CSM 증가는 신계약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개선을 중시하는 전략 아래 만들어진 성과였다. 현대해상은 국내 주요 손보사들 중 CSM 축적 효율성 지표인 전환배수를 끌어올린 유일한 보험사였다. 이와 같은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올해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부정적 회계 영향에 가려진 신계약 성과

현대해상은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이 8조305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 대비 9.2% 감소했다. 이 기간 신계약 CSM이 1조6792억원에서 1조8279억원으로 8.9% 증가했음에도 잔액 감소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CSM 변동내역을 들여다보면 이익 상각으로 인한 변동이 마이너스(-) 9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상각 금액이 706억원 늘었다. 반면 보험금융손익(이자부리)을 통한 CSM 보전 효과가 2636억원에서 3215억원으로 578억원 늘어 상각액의 증가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1조4444억원의 CSM이 증발한 것이 잔액 감소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새롭게 반영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변경이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은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만 지난해 1조1459억원의 CSM이 사라졌는데 이는 1년 전보다 감소 효과가 251.7%(8201억원) 급증한 것이다.

이외에 물량차이 및 투자요소예실차, 기타 손실 요소 등을 모두 합치면 미래서비스 관련 CSM 변동에서 신계약을 제외한 변동액은 총 2조350억원이다. 여기에 신계약 CSM 1조8279억원을 더하면 미래서비스 관련 CSM 변동액은 총 -2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전환했다.

지난해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국내 5대 손보사 가운데 미래서비스 관련 변동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신계약 CSM이 1년 사이 증가하기는 했어도 회계적 요인을 만회하기에는 모자랐던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수익성 우선 전략의 결과 '전환배수 제고'

지난해 현대해상의 신계약 CSM 증가는 영업의 양적 확대 성과가 아닌 질적 개선의 성과다. 신계약의 양적 지표인 미래현금흐름유입액의 현재가치 추정치를 살펴보면 2023년 11조5205억원에서 지난해 11조1241억원으로 3.4% 감소했는데 국내 5대 손보사 중 이 수치가 줄어든 보험사는 현대해상뿐이다.

영업의 양적 성과가 감소했음에도 신계약 CSM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질 높은 계약의 확보에 집중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현대해상은 신계약 CSM 축적 효율성 지표인 전환배수(신계약 CSM을 월납환산보험료로 나눈 값)가 2023년 11.1배에서 지난해 12.9배로 높아졌다.

국내 5대 손보사 중 KB손보를 제외한 4사가 전환배수를 공개한다. 현대해상은 4사 중 유일하게 2023년 대비 2024년의 전환배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판매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거의 모든 보험사에서 전환배수 하락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와 같은 현대해상의 질적 개선 성과는 업계의 이목을 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적 관점에서 저수익 구조의 '미끼 상품' 판매를 지양하고 수수료 지출을 동반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의 판매 경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겉으로 보이는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업계 경쟁이 출혈 경쟁의 수준으로 심화하는 상황에서 내실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올해도 질적 개선 성과를 우선하는 CSM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유지율 개선을 통해 보유 CSM을 증대하는 한편으로 CSM이 우량한 유병자보험 및 무해지 상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요율을 인상해 CSM 축적 효율성 역시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세부 전략을 수립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