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강해지는 트럼프 압박, 늘어나는 로비 금액⑤셈법 복잡해진 주요 사업, 연이어 리볼버 선임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13 13:15:28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산업계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해진 제재와 정책들로 무장한 2기의 행보에 글로벌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재계 1위 삼성도 피할 수 없다.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사업이 영향권이다. 역대급 위기를 맞이한 삼성에 기민한 현지 대응전략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더벨은 삼성의 북미 대관조직 현황과 주요 인물, 대책 방향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1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스톰'이 거세지면서 산업계를 둘러싼 변수도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고객과의 관계 설정, 현지 투자 리스크 최소화 등을 위해 매년 로비금액을 늘리면서 대응 중이다.이와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더 많은 성의 표시를 바라는 눈치다. 그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삼성을 2차례 언급하는 등 직간접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임식 챙기고 로비스트 접점 확대
미국 정치자금 추적기관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대미 로비금액으로 698만달러(약 97억원)를 사용했다. △2020년 333만달러 △2021년 372만달러 △2022년 579만달러 △2023년 630만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2024년 삼성그룹은 미국에서 60명 이상의 로비스트를 등록하기도 했다. 이중 정부 출신 로비스트 '리볼버'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는다. 현대차(40명), SK(31명) 등 국내 대기업과 적잖은 차이가 난다.
더불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연초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취임식에 31만5000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첫 번째 취임식(10만달러)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로비 자금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 건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된 부분도 맞물린다. 트럼프 1기를 기점으로 미·중 분쟁이 본격화하고 코로나19, 글로벌 경기침체 등 변수가 포진한 영향이다.
특히 G2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지속되고 트럼프 2기에서는 정점에 달한 모양새다. 양국은 조만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으나 한쪽이 쉽사리 양보할 분위기는 아니다.
탄핵 및 대선 정국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제한적인 시점에서 삼성그룹은 기민하게 동태를 살피고 있다. 삼성전자의 해외대관조직인 GPA(Global Public Affairs)가 분주한 이유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올 3월 로비 전문업체 콘티넨털 스트래티지와 계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곳에는 트럼프 행정부 실세로 여겨지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인 케이티 와일스가 소속돼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뎁 피셔 공화당 상원의원 등과 친분이 있는 이들도 다수 포진 중이다. 반대로 민주당 인사가 주축인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와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또한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1분기 로비 활동에 153만달러(약 21억원)를 투입한 바 있다. 사내 로비스트 임금, 외부 로펌 및 로비업체 선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미국 내 반도체법인 차원에서도 커빙턴앤드벌링, 코너스토 거버먼트 어페어스, 더버스타인그룹 등과 협업하면서 대비책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미국에서 반도체, 가전, 배터리 등 공장을 가동 중이다. 관세 또는 보조금 이슈와 직결되는 거점이다. 일련의 활동을 통해 추가 투자 여부, 일부 생산라인 조정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콕 집은' 트럼프 발언, 고의인가 실수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를 통해 "삼성이 관세 영향으로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면서 "관세 정책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같은 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한 행사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만에 삼성을 2번 거론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은 올해 들어 미국 신규 투자 관련 발표를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어떤 시설인지 특정 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여파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한 부분을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국내 기업들의 일반적인 행보로 읽힌다. 더욱이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 가능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의도적으로 삼성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자 측은 "주요국 통상 정책을 긴밀히 파악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거점과 고객 관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필요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큐브엔터, 매출액 400억대…광고·MD부문 견인
- 스톤브릿지캐피탈, 플라스틱 컴파운드 '폴리피아' 품는다
- [키스트론 IPO]제2의 고려제강 노린다…오너 승계 목적은 "과도한 해석"
- [i-point]바이오솔루션, 200% 무상증자 결정
- 레이, 창사 이래 첫 1분기 흑자…매출도 신기록
- [i-point]DS단석, 일본 코스모 오일과 SAF용 전처리 원료 납품 계약 체결
- [DS금융그룹 시대 개막]디에스증권 '자본 확충' 효과까지…체질개선 노린다
- [삼성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강해지는 트럼프 압박, 늘어나는 로비 금액
- [i-point]신테카바이오, 1분기 매출 9억 '턴어라운드'
- [저축은행 서민금융 리포트]'CSS'에 진심인 OK저축, 중금리로 수익·건전성 관리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강해지는 트럼프 압박, 늘어나는 로비 금액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한미반도체, '오너 3세' 경영수업 본격화될까
- [Company Watch]헥토그룹, 1분기 매출 역대 최대 '전 사업 호조'
- [로보락이 쏘아올린 작은 공]'스마트홈 한축으로 부상' 삼성·애플 기기 연동
- 하나마이크론, 인적분할 믿는 구석 '브라질 법인'
- [로보락이 쏘아올린 작은 공]'더 이상 가성비 아니다' 중국산의 반격
- 삼성D, 8.6세대 IT OLED '1차 투자' 마무리
- '승자' SK하이닉스의 책임
- LX세미콘, 5년 투자 신사업 '방열기판' 빛본다
- [IR Briefing]삼성전자, HBM 사업 1분기 '저점'·2분기 '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