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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유동성 늘어난 원익IPS, M&A 재개할까②현금성자산 1351억, 두둑해진 실탄…식각 장비 업체 인수 추진 가능성

노태민 기자공개 2025-04-23 09:17:04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그룹의 반도체 장비 계열사 원익IPS는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 적자 전환했지만 1년만에 흑자로 다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원익IPS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액은 782억원, 현금성자산은 1351억원까지 늘었다.

넉넉해진 유동성을 특별한 곳에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멈췄던 M&A에 다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익IPS는 반도체 식각 장비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R&D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M&A이기 때문이다.

◇삼성·SK 마이그레이션 지속, 수주 확대 기대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IPS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51억원이다. 전년(540억원) 대비 150.15% 증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782억원 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의 영향이다.

원익IPS는 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전년(1조1148억원) 대비 31.75% 감소한 매출 69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81억원이다. 분사 후 첫 적자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23억원으로 순유출됐다. 2024년에는 매출 7482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원익IPS는 이 기간에도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며 재무 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원익IPS의 부채비율은 2022년 28.97%, 2023년 25.17%, 2024년 26.67%다. 유동비율도 2022년 239.5%, 280.4%, 2024년 281.8%를 유지 중이다.


원익IPS는 회사의 재무 구조에 대해 "지급능력과 신용능력의 관점에서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추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변함이 없을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D램 마이그레이션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10세대 낸드 양산을 준비 중인 만큼 관련 장비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원익IPS는 고객사의 마이그레이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차세대 상용 메모리 신규 물질 증착을 위한 원자층증착(ALD) 장비 개발을 마치기도 했다.

주요 고객사의 투자 확대 기조는 원익IPS의 수주 잔고에서도 나타난다. 원익IPS의 최근 3개년 수주잔고는 2022년 1481억원, 2023년 2453억원, 2024년 2879억원이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2022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식각 장비 시장 진출 준비 '착착', 요소 기술은 이미 내재화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원익IPS가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M&A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원익IPS는 2018년 원익테라세미콘을 흡수합병하는 등 M&A를 통해 장비 포트폴리오를 넓혀온 바 있다.

원익IPS는 현재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 증착 장비, 디스플레이 증착·식각 장비 외에도 반도체 식각 장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관련 R&D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특허도 다수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원익IPS가 반도체 증착, 디스플레이 증착·식각 장비를 개발, 양산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식각 관련 요소 기술은 이미 내재화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헀다.

다만 반도체 식각 장비 납품 레퍼런스가 전무한 만큼 관련 시장 진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 M&A다.

원익IPS는 2023년 반도체 식각 장비 기업 브이엠(구 에이피티씨) 주식을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4.7%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후 지분 매입은 멈춘 상태다. 회사는 브이엠 지분 투자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식각 장비 시장 진출을 위한 지분 매입이라고 분석했었다.

다만 지난해 브이엠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원익IPS의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결국 원인IPS 입장에서 식각 장비 사업 확대를 위한 M&A를 하려면 새로운 매물을 찾는 게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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