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은 지금]'투자 신화' 모모홈쇼핑, 장부가액 하락 회계상 손실로③17억 지분가치 1조원까지, 주가 하락에 롯데홈쇼핑 자본총계도 감소
김혜중 기자공개 2025-05-20 07:58:08
[편집자주]
국내 홈쇼핑 4위 사업자인 롯데홈쇼핑은 2006년 롯데쇼핑으로 인수되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홈쇼핑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약진을 거듭했지만 최근 시장 자체가 둔화되며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다. 인수 당시부터 지속된 태광산업과의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더벨은 롯데홈쇼핑의 인수 히스토리부터 시작해 재무 상태, 향후 청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홈쇼핑이 2004년 투자한 모모홈쇼핑은 국내 유통업계의 대만 첫 진출이자 대표적 성공 사례로 조명받고 있다. 17억원을 투자한 모모홈쇼핑은 한때 1조원이 넘는 장부가액을 기록했으며 롯데홈쇼핑은 일부 지분매각으로 29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다만 최근 들어 모모홈쇼핑이 대만 유가증권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롯데홈쇼핑의 재무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정가치의 하락이 곧 회계상 손실로 반영됐고, 자본총계가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롯데홈쇼핑은 모모홈쇼핑과의 사업적 활용 방안을 검토하면서 동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004년 ‘17억’에 지분 10% 취득, 2021년 장부가액 ‘1조원’ 상회
롯데홈쇼핑은 롯데그룹의 품에 안기기 이전인 2004년 모모홈쇼핑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대만 푸본금융그룹이 홈쇼핑 사업 진출을 위해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었고 이에 롯데홈쇼핑이 투자자로 나섰다. 대만 현지에 ‘푸본 멀티미디어 테크놀로지, FUBON Multimedia Technology Co., Ltd.’을 설립하고 여기에 우리홈쇼핑이 17억원을 투자해 1401만4000주(10.01%)를 취득했다.
국내 유통업체가 대만 시장에 진출한 건 우리홈쇼핑이 처음이었다. 모모홈쇼핑은 설립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08년부터는 대만 내 TV홈쇼핑 리딩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과정 속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모모홈쇼핑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등 사업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기도 했다.
성장을 거듭한 모모홈쇼핑은 2014년 모모홈쇼핑은 대만 증권거래소에 ‘Momo.com’으로 상장했다. 상장 직전에는 롯데쇼핑이 프리IPO에 참여하면서 지분 5.15%를 36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10년 전 설립 당시보다 기업가치는 41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상장으로 인해 2014년부터는 모모홈쇼핑의 장부금액이 대만 유가증권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공정가치로 측정되기 시작했다. 2014년 말 기준 모모홈쇼핑의 장부가액은 1631억원으로 기록됐다. 다만 상장 이후 2019년까지는 주가가 200대만달러를 밑돌며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주가가 뛰기 시작한건 2020년부터다. 코로나19와 함께 B2C판매가 증가했고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대만 증시 자체에도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수년간 200대만달러를 밑돌던 주가는 2020년 566대만달러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1593대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모모홈쇼핑의 주가가 고점이던 2021년 투자수익실현의 목적으로 모모홈쇼핑 지분 380만주를 2925억원에 매각했다. 매각으로 지분율이 7.92%로 감소한 모모홈쇼핑의 2021년 말 기준 장부가액은 1조58억원이었다. 2021년 롯데홈쇼핑의 기타포괄손익은 금융상품 평가손익의 영향으로 7131억원을 기록했다.
◇주가하락은 곧 평가손실로, 협업 방향성 모색 방침
리오프닝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2022년 모모홈쇼핑의 주가도 500대만달러 언저리로 빠르게 하락했다. 이에 2021년 1조원이었던 롯데홈쇼핑의 모모홈쇼핑 장부가액은 2022년 4584억원으로 54% 줄어들었다.
이는 고스란히 롯데홈쇼핑의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됐고, 2022년 롯데홈쇼핑은 마이너스(-) 3861억원의 기타포괄손익을 기록했다. 2021년 7131억원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모모홈쇼핑 장부가액은 2023년 말 4067억원, 2024년 말 298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롯데홈쇼핑의 기타포괄손익도 2023년 -386억원, 2024년 -814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보이고 있다.

물론 모모홈쇼핑 장부가액 감소에 따른 기타포괄손익은 회계상 손실로서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다만 롯데홈쇼핑의 자본 규모를 축소시키면서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 2021년 1조7063억원이던 롯데홈쇼핑의 자본총계는 2022년 1조3473억원, 2023년 1조3090억원, 2024년 1조276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모모홈쇼핑의 주가는 5월 14일 종가 기준 309대만달러로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롯데홈쇼핑은 모모홈쇼핑의 활용 가치를 아직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아직 대만 시장 내 이커머스 비중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고, 롯데홈쇼핑과의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모모홈쇼핑에 공급해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여기에 2021년 이미 한 차례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액 17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2975억원의 이익을 실현한 만큼 모모홈쇼핑의 장부가액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요인은 없다는 평가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상승했던 주가의 하락 영향으로 장부가액이 감소했다”며 “대만 내 이커머스 비중이 아직 낮아 성장 가능성 높고, 향후 모모닷컴 주주로서 양사 시너지 창출 협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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