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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외평채 제외 최대규모 해외채 발행 성공 듀얼 트렌치 전략 선보여…대우증권 보조 주관사 참여

이윤정 공개 2012-01-05 17:23:05

이 기사는 2012년 01월 05일 1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역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대표선수다웠다. 올해 글로벌본드 발행의 첫 순번을 받아 정부의 2009년 외국환평형기금채권(30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의 조달에 성공했다.

연초 글로벌본드 시장은 시쳇말로 '박 터지는'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유로존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통에 금융시장은 하루라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시간이 흐른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도 아니어서 각국의 내로라하는 발행사들이 "차라리 일찍 자금을 조달하자"며 몰린 바람에 병목현상이 생겼다.

수출입은행은 그 와중에 지난 5일 새벽 22억2500만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무리 없이 발행했다. 발행과정은 그야말로 거칠 것 없는 속전속결이다. 올해 첫 영업일인 2일 글로벌본드 발행을 도울 주관사 선정을 위해 각 IB에게서 제안서를 받고 3일 주관사를 낙점했고 4일 글로벌본드 발행에 착수, 5일 새벽 모든 절차를 끝냈다.

이날 밤 멕시코 브라질 씨티그룹 등의 채권 발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걸 보고 곧바로 발행 결정이 내려졌다. 무수한 글로벌본드 발행 경험과 국제금융시장에서 높은 인지도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수순이다.

발행금액을 22억5000만 달러로 키우기 위해 수출입은행은 특별한 방법을 동원했다. 전체를 하나의 만기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기호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두 개의 만기로 22억5000만 달러를 나눈 것. 이 같은 듀얼 트랜치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꽤 쓰이지만 글로벌본드 시장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수출입은행은 만기 5년과 만기 10년 3개월 두 개 트렌치로 이뤄졌다. 5년물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5년물 수익률(T)+315bps, 10.25년물은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T)대비 305bps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10년 3개월짜리 만기가 정해진 것도 달리 이유가 있다. 통상은 5년물 10년물 등 연 단위로 만기를 정하는 게 상식화 돼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10년물 유통금리가 5년물 아래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져 그 영향이 신규 발행물에 최소화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니셜 가이던스는 5년물이 'T5+325 bps(근처) area', 10.25년물은 5년물 대비 5~10bp 낮게(5-10 bps less than 5-Years)'로 발송됐다. 10.25년물 가이던스는 숫자가 아닌 문장으로 제시하는 전략을 썼다.

수출입은행은 아시아 금융시장이 마감한 오후 7시 경 금리를 조정해 최종 가이던스를 보냈다. 최종가이던스는 5년물이 T+315~325bps, 10.25년물은 T+305~315bps로 조정하고 금리를 제시된 범위에서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투자은행 관계자는 "정부를 제외하고는 이번 수출입은행 발행이 금액으로는 가장 큰 발행이었다"라며 "듀얼 트렌치로 발행된 글로벌본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유럽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국내 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미리 자금 확보를 위해 채권 발행을 검토하는 곳들이 많다고 했다. 이 때문에 듀얼 트렌치로 조달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은 수출입은행의 적절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의 발행 주관사로는 BofA메릴린치, BNP파리바, 씨티글로벌마켓, 도이치증권, HSBC, RBS가 참여했다. 대우증권은 US뱅코프(US Bancorp)와 함께 보조 주관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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