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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성공? 정치적·경제적 걸림돌은 ③MB정부 말기 '누가 총대 멜까' 회의론 제기..시장 상황 여전히 불확실

류다정 기자공개 2012-01-06 16:17:27

이 기사는 2012년 01월 0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공공기관의 민영화 작업은 '정부가 마음 먹으면 안 될 게 없다'고 말한다. 법이야 만들면 되고, 규정은 고치면 된다. 산은지주의 기업공개(IPO) 역시 정부가 의지를 표명한 이상 세세한 규정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정부 밖에 있는 변수들이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가 겹치는 해다. 또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혼란스러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부의 의지가 최우선이지만 그것만으로 딜의 성사 여부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리어 걸림돌?!

산은지주의 민영화 방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등 계열사를 묶어 지주사 형태를 만들고 이를 민영화해 정부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는 방안도 민영화 방식 중의 하나로 논의되기는 했지만 현재는 산은지주의 IPO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산은지주의 IPO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원동력인 동시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본격화된 산은지주 민영화 논의가 경제적 실익보다는 정치 논리에 휘둘리게 됐다는 뜻이다.

정권 초기에 산은지주의 IPO가 결정됐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됐겠지만 현재는 이미 정권 말기에 다다른 시점이다.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격변의 정치 환경에서 '누가 총대를 메겠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정권이 교체된다면 현 정부가 추진하던 민영화 작업 자체가 '올스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지주의 민영화는 법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와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법 자체가 바뀐다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지주 시각물(류다정)


◇ 시장전망 불확실…조 단위 딜 성사될까

또 하나의 걸림돌은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공공기관의 민영화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IB 관계자는 "민영화 딜은 '보기 좋게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상의 타이밍에서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는 욕심은 없지만, 최악의 시점을 피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매우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012년은 그다지 좋은 시기가 아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어 시장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대규모 공모 물량에 대한 충분한 수요, 지분가치를 적정하게 매길 수 있는 증시 여건이 받쳐주지 않으면 산은지주의 IPO는 성사되기 어렵다.

기획재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행 지분매각 건을 보더라도 정부가 시장상황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 세외 예산안에 기업은행 지분매각 수입을 편성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사전 수요 조사에 나섰지만 원하는 가격에 지분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딜을 론칭하지 않았다. 그후로도 블록딜 타이밍을 잡지 못 했고, 기업은행 지분매각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획재정부 예산안에 올라있는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산은지주 IPO가 2012년 예산안과 업무 계획에 올라있다는 것은 올해 안에 상당한 노력을 다해 추진하겠다는 뜻이지 무조건 실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과 적정한 지분가치가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IB 관계자는 "산은지주의 IPO는 예전부터 언급이 됐었고, 상장을 위한 준비도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경제적 이슈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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