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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 KCC 명예회장, 다음 행보 어디? 지분 팔아 1500억 마련..'부동산투자·재단기부·자원개발' 등 추측 무성

문병선 기자공개 2012-06-25 16:53:52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KCC 지분(10%) 중 절반(5%)을 팔아 1500억여원의 자금을 마련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명예회장이 '개인적 용도'로 대규모 지분을 매각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그가 특별히 다른 목적을 갖고 있을 거라는 해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그가 이 자금을 어디에 쓸 지 큰 관심을 보인다.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유력한 관측은 현재로선 부동산 투자로 모아진다. KCC 오너 일가의 과거 투자 행보엔 부동산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KCC 회장은 1985년 경기도 가평에 22만여평의 임야를 매입했다. 세칭 '가평광산'이다. 이듬해 1986년 10월 ㈜금강의 가평광업소가 설립됐다. 이 회사가 지금의 KCC자원개발의 모태 회사다. 정 명예회장은 이 임야에서 유리의 원료인 규사 등을 채취해 KCC에 납품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 오너가 장남 명의로 먼저 땅을 확보하고 그 땅을 KCC그룹이 활용케 하는 구조로,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의 투자가 이뤄질 개연성이 있다.

비슷한 전례는 경기도 용인 마북리 임야를 KCC가 사들여 중앙연구소 부지로 활용한 사례다. 이 임야는 정몽진 회장 소유다. KCC는 지난해 6월말에도 정몽진 회장 소유의 이 임야 중 일부를 35억원을 주고 매입해 중앙연구소 부지 확장에 사용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에 15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사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 명예회장은 꼭 필요한 사업 아니면 역량을 집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회 공헌 활동에 쓰일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는다. 범현대가는 지난해 후반 총 5000억원 규모의 '아산나눔재단'을 세운 바 있다. KCC도 약 150억원을 출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CC측 한 관계자는 25일 "확실치는 않지만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부 활동을 하려 했으면 주식으로 증여했어도 충분했다. 보통의 기부 규모를 뛰어 넘는다는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 밖에 KCC자원개발의 행보와 연관지어 자원개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사용할 거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KCC자원개발은 자산이 1000억원이 안돼 독자적으로 대규모 광물자원을 개발하기 버겁지만, 지난해부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KCC자원개발은 지난해 8월 고려시리카에서 KCC자원개발로 사명을 변경하며 '고령토 채취업'과 '장비임대업'을 일단 사업목적에 추가해 놓았다. 이 사업과 관련 경상도 지역에 부지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CC그룹 한 관계자는 "다양한 광물자원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사명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원개발 사업은 '폴리실리콘' 사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폴리실리콘과 메탈실리콘의 원재료 중 하나가 규석인데, 이 규석은 KCC자원개발이 가평광산에서 생산하는 바로 그 '규사'와 같다. 사실 KCC그룹은 지난해 말 폴리실리콘 사업 잠정 중단 이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조 단위 자금을 쏟아 부은 폴리실리콘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자 드러나는 '전략의 진공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KCC자원개발을 통해 실리콘 관련 원재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사업 중단 결정을 정 명예회장이 내렸기 때문에 그 해법도 그가 제시할 거라는 기대감이 이런 해석의 바탕이다.

KCC 관계자는 "개인 용도인 만큼 회사 임직원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그가 지분(5%)을 매각하기 시작했기때문에 나머지 지분(5%) 역시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IB업계에서는 이 자금의 용처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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