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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에 딤섬까지…수출입은행의 마법? 둘다 아시아계 최대 규모, 금리도 낮아…"열릴 때 선점하자" 빠른 실행력

한희연 기자공개 2012-07-19 12:19:24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9일 12: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외화채권 발행을 시도할 때마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번엔 홍콩시장에서 아시아 금융기관 중 최대규모의 공모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발행금리조차 달러화 조달금리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해, 딤섬본드가 향후 한국 기업들의 주요 조달 창구가 될 것임을 알렸다.

주관사 선정에서 프라이싱 완료까지는 3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MOST(Market Opens, Swiftly Taps, 시장이 열리면 즉시 발행) 전략' 하에 이뤄진 빠른 의사결정으로 수출입은행은 같은날 캥거루와 딤섬 시장 모두를 사로잡았다.

◇ 아시아 최대 규모 딤섬발행…금리면에서도 중국 정책금융기관 대우

한국수출입은행은 18일 저녁 17억5000만 위안 규모(2억8000만 달러 상당)의 딤섬본드 발행을 마무리했다. 이는 아시아 금융기관 중 최대 발행규모다. 3년만기로, 발행금리는 3.25%다.

사실 딤섬시장은 그간 중국계 기업들의 주 무대였다. 외국기업들의 발행도 많아졌지만 규모면에서 중국계 기업들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랐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이번에 웬만한 중국 정책은행보다 단일 트렌치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당초 수출입은행은 15억 위안 정도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딜 어나운스 직전 북한의 중대발표 예정 뉴스에 긴장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부정적 뉴스가 아니었던 점은 오히려 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9일 오후 3시경, 3.25%의 이니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투자자 모집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주문은 빠르게 쌓였다. 투자자 수요를 감안하면 프라이싱에 영향을 주지 않고서도, 발행규모를 키울 수 있겠다는 판단에 증액을 결정, 최종적으로 17억5000만 위안으로 최대규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금리 측면에서, 이번 채권은 중국계 정책금융기관과 동일한 대우를 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난 6월 중국농업개발은행은 3.20%, 중국건설은행은 3.25%의 금리에 3년만기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해당 기관의 신용등급이 수출입은행과 같거나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를 키웠음에도 불구 , 금리 면에서 중국계 정책금융기관과 비슷한 수준을 달성한 셈이다.

게다가 이번 채권의 미 달러화 스왑 후 금리는 'Libor+1.39%'로 달러화 조달대비 10bp이상 저렴하다.

수출입은행은 "중국정부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5월) 및 금리 인하 (6월) 조치 로 홍콩내 유동자금이 증가했음에도,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장의 수요가 많았다"며 "중동계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이 3억 위안 이상을 투자하는 등 오일머니도 다수 들어왔다"고 밝혔다.

◇ 하루에 세개의 공모딜 진행된 상황…빠른 의사결정 돋보여

이번 딜은 무엇보다도 빠르게 진행됐다. 주초 바클레이즈와 HSBC를 주관사로 선정, 수요일에 프라이싱을 완료했다. 시장이 열리면 빠르게 조달하고 나와야 한다는 수출입은행은 'MOST'전략이 특히 빛을 발한 딜이었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사전 정보가 많아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2010년부터 딤섬본드를 주목, 2011년 8월에는 한국계 금융기관 최초로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모 방식으로 딤섬본드를 발행했지만 공모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공모딜임에도 불구. 의사결정은 대담했다. 공모 발행을 검토하던 차에 19일엔 하이일드 채권이, 다음주에는 중국 정책은행 중 한 곳이 대규모 발행에 나설 예정이라는 얘기가 있자, 계획보다 앞서 발행에 나서기로 했다. 같은날 호주 캥거루본드 딜이 진행중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재빠르게 양쪽 시장을 움직이면서 캥거루에서, 딤섬에서 대규모 발행을 성사시켰다.

빠른 판단력에는 자신감도 한몫했다. 실제로 18일에는 수출입은행의 딤섬본드와 캥거루본드 뿐 아니라 한국가스공사의 글로벌본드까지 큼직한 세개의 대형 공모딜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었다. 공모딜이 세개나 한번에 진행되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형 공모딜이 세개가 겹치면 투자자도 겹치는 측면에 많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하지만 수출입은행 채권 수요가 견조하다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 세 딜 모두 성공적으로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 딤섬본드를 공모로 발행한 이유?…통화다변화+정책금융기관 벤치마크 역할

그간 사모로만 진행하던 딤섬본드를 공모로 발행한 데는 통화다변화 목적이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조달 목표액은 110억 달러다. 이미 70% 넘게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 큰 규모를 달러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터다. 다양한 통화시장를 개척하고, 특정한 몇개 시장에서는 정기적인 발행사로 자리매김해야만, 달러화 시장에 급격히 둔화됐을 때 타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딤섬본드 외에도, 한국계는 물론 아사아계 발행자중 사상 최대 규모로 호주 캥거루본드(5억 달러)를 발행하는 등 24개 시장에서 비달러시장을 집중 개척, 다양한 투자선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들어 비달러화로 총 48억 달러의 자금을 선제적으로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기관의 공모채권 발행은 뒤따르는 한국기관의 자금유치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지난 6월 산업은행이 10억 위안 규모의 첫 공모 딤섬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에 수출입은행이 최대규모의 공모 딤섬본드를 발행하는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시장을 개척하면 그만큼 뒤에 나오는 기관이 편해진다는 얘기다.

정책금융기관의 공모채권 금리는 중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기관에 대출을 해 줄 때도 벤치마크 금리로도 참고할 수 있다. 특히 발행금리를 최대한 낮게 가져가면 가져갈 수록 뒤따라 오는 기관들의 대출금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꼭 대출 뿐 아니라 이후 나올 국내기관의 딤섬본드 발행금리 산정에도 앞선 정책은행의 사례는 여러모로 참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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