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12일 1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내년 상장을 통해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을 병행키로 한 가운데 신주발행 규모가 클수록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로템과 모간스탠리 PE 간 이해 상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현대로템 지분투자 이후 7년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노리는 모간 PE 입장에선 구주매출과 함께 신주모집을 추진하는 로템의 행보가 달가울 수만은 없다. 회사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자금을 확보하려는 발행사와 차익실현을 노리는 재무적투자자(FI)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전형적인 예다.
12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내년 상장을 통해 구주매출과 엇비슷한 규모(총발행주식의 30%)의 신주모집을 단행할 경우 공모규모는 구주매출만 할 때의 예상치인 3000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주모집 병행시 모간 PE의 자금회수 규모가 큰 폭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신주발행 없이 모간 PE가 전체 보유지분 중 30%(1920만 주)가량을 구주매출한다고 가정하면, 현대로템의 지난해 순이익 684억 원과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5배 등을 감안할 때 3000억 원가량의 자금회수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모간 PE가 지난 2006년 현대로템 지분 42.36%를 인수하는 데 소요된 비용이 총 2038억 원(주당 7527원)임을 감안시 약 1000억 원(누적수익률 50%)의 차익을 실현하게 되는 셈. 하지만 여기에 신주발행이 추가되면 모간 PE의 누적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가총액(약 1조 원)은 그대로인데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니 주당 가치가 낮아지는 게 당연하다. 현대로템이 전체 발행주식의 30%만 신주로 모집해도 주당 가격은 구주매출만 할 때보다 3000~4000원 정도 희석될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모간 PE의 구주매출 금액도 500억 원 넘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모간 PE가 구주매출 물량을 굳이 크게 가져가지 않고 로템 상장 후 주가 상승을 노려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E 입장에선 필요시 LP(유한책임사원)들을 설득해 펀드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시나리오는 상장 후 현대로템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만 실현가능하기 때문에 모간 PE가 로템 주식의 장기보유 의지를 피력, 주가부양을 통해 장외매각시 차익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2대주주인 모간 PE는 최대주주(현대차)와 달리 상장 후 보호예수가 의무화돼 있지 않지만, 주식을 단기에 내다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래소와 시장에 보여줌으로써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전략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이해 당사자인 모간 PE 측에선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상장 준비 과정의 주도권을 현대로템이 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선 모간 PE가 최근 로템 측에 '대표주관사를 두 곳으로 선정해줄 것' 정도만 주문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요구사항은 단지 그 뿐 "나머진 로템 측이 알아서 결정해도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PT(제안설명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모간 PE가 FI이긴 하지만 이번 딜에선 별 영향력이 없는 듯하다"며 "현대로템에게 '감내놔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상장에 일조하는 방향으로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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