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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매출과 엇비슷한 신주모집 병행 검토 고속철 품질 향상 등 신규투자 자금수요 목적

한형주 기자공개 2012-10-08 17:26:43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8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구주매출 못지 않은 규모의 신주모집을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IB) 업계 일각에선 신주모집 비중이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관측이 현실화될 경우 로템의 공모규모는 기존 예상치(3000억 원대)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템이 구주매출과 신주모집 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는 이번 IPO를 모간스탠리 PE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차원으로 여겨온 기존 시각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는 얘기가 된다. 그보다는 사측이 향후 신규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수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더 적절한 해석이 될 수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내년도 IPO를 통해 구주매출과 함께 신주모집을 병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잇단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회사채를 저리에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고속전철 품질 혁신 등을 위한 신규투자 목적의 자금줄로서 IPO 시장을 활용코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현대로템 측에 강도 높은 품질 경영을 주문해 왔다. 로템으로 하여금 오는 2015년까지 고속철 핵심기술 개발과 철도차량 설비 구축에 총 2500억 원을 투입토록 지시한 것이 그 예다.

보다 장기적으로 해외 수출 비중과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경영 목표도 상장 추진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대로템의 주력 사업인 철도 부문의 국내 시장점유율(M/S)은 수주금액 기준 85~90% 정도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수출 주력 차종인 교외 통근형 전동차, 메트로, 디젤동차 등을 포함해 약 3%대에 그친다.

해외에선 봄바르디에, 알스톰, 지멘스 등과 함께 급성장한 중국 남차집단(CSR), 북차집단(CNR) 등이 철도차량 시장의 약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강한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로템이 국내에 비해 부진한 해외 수출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점유율을 늘리는 데 이번 IPO의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일각에서 로템 IPO에 대해 지나치게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일환으로만 몰고가는 경향이 있는데, 상장은 모간스탠리 PEF와 상관없이 우리가 원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구주매출 뿐 아니라 신주모집도 병행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대로템이 상장 목표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잡은 저변엔 내년 5월 펀드 만기를 앞둔 모간 PE 측의 입김도 일정 부분 깔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달 로템 측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한 주관사 후보 대상 중 절반이 외국계 IB라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상장을 추진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로템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모간 PE 측은 최근 접촉한 일부 IB들에게 "IPO를 준비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은 우리보다 현대로템 쪽에서 하고 있는 게 맞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IB 관계자는 "이번 IPO에서 신주모집 비중이 구주매출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PE 입장에선 상장 준비 과정에서 필요시 LP(유한책임사원)들을 설득해 펀드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초대받은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로템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만큼 처음엔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여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당사자들과 접촉해본 결과 모간 PE보다 로템 측의 상장 의지가 더 큰 것으로 판단돼 제안서 작성시 신주모집 관련 내용을 기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로템의 상장 준비 과정은 1년 전 KAI(한국항공우주) 때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KAI가 상장 직전 인도네시아 수주 소식에 힘입어 공모규모를 늘렸듯, 로템도 내년 초로 예정된 브라질 고속철 수주 시점에 맞춰 상장 계획을 잡은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로템은 현재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등과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단을 구성, 일본·프랑스 등과 글로벌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업계 일각에선 로템의 신주모집 비중이 구주매출 못지 않게 클 경우 모간 PE 측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주가 많이 발행될 수록 모간 PE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로템 상장을 통한 모간 PE의 엑시트 비중 조정과 상장 후 장외 대량매도(블록딜) 가능성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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