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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1%미만 금리에 사무라이債 찍어 1.5년·2년만기 280억엔 발행…올해 한국계 사무라이債 중 스프레드 최저

한희연 기자공개 2012-11-07 16:35:02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7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28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용등급 상향 등 한국물에 대해 우호적인 국제금융시장 분위기는 일본 시장에도 전파, 1%미만 쿠폰금리로 사무라이 채권을 찍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

워낙 일본내 입지가 강했던 현대캐피탈이기도 했지만, 강한 투자 수요는 프라이싱 과정에서도 발행사에 자신감을 심어줘 타이트한 스프레드 결정으로 이어졌다.

◇ 견조한 투자기반, 수정 가이던스도 자신있게 제시

7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이날 오전 28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 발행을 마무리 지었다. 1년6개월과 2년만기로 나뉘며 각각 200억 엔, 80억 엔을 발행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일 일본시장에 최소 20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겠다고 어나운스(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Book Building) 절차에 착수했다. 어나운스와 함께 제시한 최초 희망금리(initial guidance)는 1년6개월물의 경우 '엔리보(¥LIBOR)+45~55bp', 2년물의 경우 '엔리보+55~65bp' 수준이었다.

사무라이 채권 발행시에는 최초 가이던스의 상단과 하단을 조금씩 쳐 내는 방식으로 수정 가이던스가 나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예를 들어 '엔리보+45~55bp'로 최초 가이던스가 제시됐다면 수정 가이던스는 '엔리보+43~53bp'정도로 내보내며 범위를 점점 좁혀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현대캐피탈의 사무라이채권 발행시에는 기존과 조금 다른 수정 가이던스가 제시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일 최초가이던스의 하단은 유지한 채 상단 폭만 좁힌 '엔리보+45~53bp', '엔리보+55~63bp' 수준으로 1년6개월물과 2년물 수정 가이던스를 각각 제시했다.

한동안 한국계 사무라이채권이 발행되지 않아 투자자 수요도 많았고, 일본 시장 내에서 현대캐피탈의 입지가 워낙 탄탄해 투자자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상단만 좁혀서 낸 수정 가이던스였지만 투자자 수요는 견조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은 '엔리보+45~50bp', '엔리보+55~60bp'수준으로 두번째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가이던스 선정시 발행사와 주관사 간 논쟁이 있었지만, 견조한 투자 수요에 힘입어 두번째 가이던스 역시 상단 폭만 줄이는 수준으로 나간 셈이다.

이후 5일 현대캐피탈은 '엔리보+45bp', '엔리보+55bp'로 아예 최종 가이던스를 내보냈다.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스프레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가이던스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고, 투자수요가 많아 발행금액은 예상보다 커졌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일본 시장이 국제금융시장 이슈에 느리게 반응하는 면이 있지만, 최근 달러시장에서의 한국물 인기가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일본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인기있는 기업이라 이번 채권 발행 성공에도 이점이 많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쿠폰금리, 1% 이하…일본서 인기있는 현캐, 타이밍 선점도 Good!

이번 현대캐피탈 사무라이 채권의 경우 1년6개월물과 2년물의 쿠폰금리가 각각 0.77%, 0.87%를 기록했다. 올해 사무라이 채권 시장에서 한국물로는 최초로 1% 이하의 채권을 찍은 셈이다. 게다가 올해 발행된 한국계 사무라이채권 중 가장 낮은 스프레드를 기록하게 됐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한국기관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속속 이뤄졌다. 2월 국민은행이 300억 엔을 발행한 후 잠잠했던 상황에서, 5월 한국수출입은행이 1000억 엔을 시원하게 발행한 후 국내 기관의 사무라이본드는 봇물 터지듯 나왔다. 6월엔 한국산업은행이 300억 엔, 7월엔 신한은행이 350억 엔, 우리은행이 200억 엔, 부산은행이 247억 엔을 발행했고, 8월엔 하나은행이 300억 엔의 사무라이본드를 조달했다.

2년물 기준으로 가장 낮은 스프레드는 6월에 발행된 산업은행 사무라이본드(엔리보+65bp)였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캐피탈이 55bp의 가산금리로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가장 낮은 스프레드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여기에는 현대캐피탈의 일본 내에서의 입지도 작용했지만 8~10월 중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이슈로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이 나아진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시장에서는 한국물 채권이 8~10월간 30~50bp 가량의 스프레드 축소를 경험했다. 이같은 국제금융시장 분위기가 사무라이 시장에도 전해져 현대캐피탈이 이번에 쿠폰금리 1% 미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더 높은 은행이나 다른 발행자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찍을 수 있는 타이밍을 잘 잡은 셈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사무라이 시장에서 네임밸류가 높은 편인데다가 요즘 전반적으로 한국물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상황에서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조달과 비교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발행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BofA메릴린치, 미즈호증권, 미쯔비시UFJ-모간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을 준비해 왔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는 일본으로 투자자 미팅을 다녀왔다.

조달한 자금은 차환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18일 150억 엔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이번 채권의 납입일은 오는 1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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