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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 현대엘리 지분 늘리기 '시동' 소송 직후 주식 매집 나서..유상증자 맞물려 '경영권 분쟁'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2-12-10 17:25:52

이 기사는 2012년 12월 10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쉰들러 그룹의 연이은 소송으로 재점화된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분쟁 조짐이 직접적인 지분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직후 쉰들러 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매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쉰들러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4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2만6992주를 장내에서 연달아 매입했다. 이로써 기존 35%였던 쉰들러의 지분율은 35.25%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주식 매입에 들어간 총 자금은 20억4712만 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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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의 이번 지분 매입은 지난달 13일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직후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이 쏠린다. 당시 쉰들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신규 계약 및 연장을 금지시켜달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쉰들러는 지난해부터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총 3건의 소송을 시작했지만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의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다. 이 기간 쉰들러에서 엿보였던 유일한 지분 움직임은 계열사 쉰들러 도이치(Schindler Deutschland GmbH)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모기업인 쉰들러 홀딩 아게(Schindler Holding AG)에 모아준 것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벌어진 지분 매입은 쉰들러가 현대그룹과 본격적인 경영권 다툼을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일단 회계장부열람 및 이사회의사록 열람 소송 1심에서 이미 패소했고, 파생상품계약금지 가처분 소송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회계장부 열람 후 경영진 고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직접적인 '공격'에 나섰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한 셈이다.

물론 현재 상태에서 쉰들러가 아무리 지분 매집에 나선다고 해도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 우호지분이 48.25%(우리사주 제외)에 달하고 쉰들러의 지분율은 35.25%에 그친다. 현대그룹에 적대적 관계로 볼 수 있는 범현대가인 현대중공업 지분(2.02%)을 합쳐도 쉰들러 우호지분은 총 37.27%대에 불과하다. 장중에 풀려있는 지분(108만8010주, 9.71%)을 쉰들러가 모두 흡수하더라도 현대그룹의 지분율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쉰들러의 이번 지분 늘리기의 핵심은 이달 중 있을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2월13일부터 이틀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13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청약에 들어간다. 만약 양측 모두 100% 청약을 받는다면 현대그룹의 우호지분은 46.9%, 쉰들러는 33.57%로 지분율이 변동된다.

문제는 현대그룹 특수관계인들의 열악한 자금 사정과 기타주주들의 참여 가능성이다. 구주주에서 대거 실권이 발생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의 안정적 지배구조는 다소 불안해질 여지가 있다. 이달 20일~21일 있을 실권주 일반 공모를 거쳐 쉰들러의 지분율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다. 이후 장중에 풀려있는 지분을 쉰들러가 매집에 나설 경우 지금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안정적 지배구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에 위협이 될 일은 없고 유상증자에서도 안정적 청약이 예상된다"며 "쉰들러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부분이 없지만 지금이나 향후에도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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