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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들러의 압박' 현대엘리 FI 계약연장 '촉각' "소송 경고" 압박 속 이달 28일 NH농협·대신증권 순차적 만기

김장환 기자공개 2012-12-05 15:55:58

이 기사는 2012년 12월 05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새롭게 제기한 '파생상품 계약 연장 및 신규계약 금지' 소송은 재무적투자자(FI)들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승소 가능성을 떠나 당장 만기 연장을 차단시키기 위한 목적이 강한만큼 향후 FI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쉰들러가 해당 소송을 제기한 후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파생상품 계약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달 말과 내년 1월에 만기가 몰려 있는 현대상선 주식 636만624주가 그 첫번째 관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주식 연계 파생상품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NH농협증권과 맺어진 계약이다. 만기일은 12월 28일로 현대상선 주식 187만1402주가 계약에 묶여 있다.

NH농협증권의 경우 내년 1월 7일 만기가 돌아오는 계약을 하나 더 갖고 있다. 현대상선 보통주 218만5817주가 엮여 있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더불어 한 건의 계약이 더 있지만 이는 만기가 2014년 6월 11일(현대상선 주식 214만3000주)로 아직 여유가 있다.

이외에 대신증권도 만기가 임박한 파생상품을 하나 갖고 있다. 현대상선 주식 230만3405주를 연계해 맺은 계약이다. 만기는 내년 1월 7일로 NH농협증권과 같은 날 계약이 끝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 계약으로 확보하고 있는 현대상선 우호지분에서 약 8.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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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당 파생상품 계약은 FI들에게는 밑질 것이 없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만기일까지 매입대금의 연 6.15~7.5%를 적용해 산출된 이자를 분기마다 지급받고 있다. 현대상선 주가가 평가기준일(매년 말)보다 하락하면 그 차액만큼 보상도 받는다. 만기 시점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식을 매입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투자자금의 안정적 회수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전과는 분명 다른 상황에 놓였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 쉰들러(지분율 35.07%)가 서신까지 보내 FI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FI들을 상대로도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계약을 결정하는데 이전에는 없었던 리스크 요인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장 계약 만기 연장을 결정해야 하는 NH농협증권 내부에서는 고민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라도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뒤따르고 있다. NH농협증권의 한 관계자는 "만기 연장 요청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전과는 분명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검토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증권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쉰들러로부터 경고성 서신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계약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은 부담이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어도 상대방이 물고 늘어지면 당연히 번거롭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밝혔다.

이들 FI들과 안정적인 계약 연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새로운 계약 관계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쉰들러의 압박에 기존 FI들이 나간다면 국내 증권사에서는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국계 자본을 유치하려고 해도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로서는 이래저래 밑지는 장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계약 상대를 찾지 못하면 이들 증권사가 확보하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 636만624주를 직접 매입해야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략 1440억 원(4일 기준, 2만2650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가진 돈이 없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만 1162억 원에 달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NH농협증권, 대신증권과 계약 연장에 실패하더라도 현대그룹의 지배구조에 타격을 입힐만한 수준의 지분율(4.4%)은 아니지만 당장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에는 상당히 중요한 지분"이라며 "만약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 쉰들러의 의도가 일단 '먹혔다'는 평가는 할 수 있을 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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