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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삼성? 삼성의 한국! 금리기준을 바꿨다

한희연 기자공개 2013-01-24 09: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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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10호): 2012 Korea Capital Markets LeagueTable Magazine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글로벌본드의 임팩트는 강했다. 단 한건의 발행으로 삼성전자가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를 얻으며 2012년 민간부문 Best Korean Paper Issuer로 선정되기에 충분할 만큼…

삼성전자는 미국법인을 통해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후 딜(deal)의 기획·진행·종료까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채권을 처음 발행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서의 위상에 부족함이 없어야 했다.

삼성전자의 전략은 공격적이고 치밀했다. 다른 국내 기업들과는 격이 달랐다. 일부에서 '오만하다(arrogant)'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아시아지역 투자자를 배제하고 바로 본거지인 미국 시장으로 향했다.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보다 발행금리가 낮아야 하는 건 당연했다. 어느 정도까지 낮추느냐가 더 문제였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삼성전자의 뜻대로 됐다.

삼성전자의 최대 과제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우는 것이었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아닌 '글로벌 톱 기업 삼성전자'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어야 했다. 회사채 발행의 규모, 적정한 발행금리의 수준, 투자자들의 수준과 분포가 모두 여기에 달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삼성전자가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정부 외평채와 비교했다. 삼성전자가 정부보다 낮은 금리에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수 있겠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로 등장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인식의 틀에 갇힐 수 없었다.

3월말 진행된 넌딜 로드쇼는 그 초점이 한국 색 빼기에 맞춰졌다. 프리젠테이션(PT)의 내용은 물론이고 심지어 발표자까지 외국인을 내세우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이 작전은 삼성전자의 매력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게 했다.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각 사업의 경쟁력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다. 한 투자자는 이 같은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사업포트폴리오 자체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 설명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동일한 정보통신산업이라고 해도 삼성전자처럼 사업 다각화가 잘 되어 있고, 주력사업들이 각 산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 이는 외부 충격에 의해 한 사업부가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업의 현금흐름으로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뜻이다. 채권자는 좀 더 낮은 이자를 받더라도 돈을 빌려 줄 수 있게 된다.

아시아를 건너뛰고 미국 투자자들에게 직행한 까닭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이라는 실링(Ceiling)에 얽매이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전자를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금리를 받아들일 투자자에게 초점을 맞추자는 타깃(target) 전략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정부 외평채와 비교되지 않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리 수의 가산금리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건 이같은 전략의 성공 때문이었다.

투자은행(IB)을 다루는데도 능수능란했다. 최선의 노력(best effort)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하되 성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도입한 것이 주관사 수수료에 대한 인센티브 방식이다. 양질의 투자자를 얼마나 모을 수 있느냐, 다시 말해 발행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낮추느냐에 따라 주관사들에게 주어지는 수수료가 달라졌다.

이는 주관사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의도대로 주관사는 양질의 투자자를 확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했고 발행금리는 발행사와 주관사가 모두 만족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당연히 주관사에게는 다른 어떤 딜에서보다 두둑한 수수료가 주어졌다.

◇ 회사소개
삼성로고_오벌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로는 디지털 TV, 모니터, 프린터, 에어컨 및 냉장고 등을 생산/판매하는 CE(Consumer Electronics) 사업 그리고 휴대폰, 통신시스템, 컴퓨터 등을 생산/판매하는 IM(Information technology & Mobile Communications) 사업과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LSI 등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과 LED를 생산/판매하는 LED 광원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별로는 세트 부분의 해외 9개 지역총괄과 부품 부문의 해외 5개 지역총괄과 전 세계에 판매/생산법인으로 구성된 글로벌 전자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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