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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수료 경쟁..."밀리면 죽는다" ①美시장 선례, 3위권 이내 운용사가 80% 시장 독식

이대종 기자공개 2013-03-18 18:54:46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8일 1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경쟁이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기존 보수의 절반 가까이 인하한 가운데 일부는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린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수수료 인하경쟁은 고착화되고 있는 ETF시장 점유율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내에 ETF시장이 개설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운용사별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기존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상위권 일부 운용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 최고 수수료 0.99%…최저 0.07%

ETF 수수료 인하의 본격적인 경쟁은 지난 해 5월 삼성자산운용이 불을 당겼다. KODEX레버리지와 KODEX인버스 두 종류의 ETF 보수를 기존 0.93%에서 0.79%로 인하하더니 해를 넘기기 전 0.64%까지 0.15%포인트를 더 낮췄다. 모간스탠리캐피탈인덱스를 추종하는 KODEX MSCI Korea 보수 역시 0.35%에서 0.25%로 낮췄고 0.65% 수준이던 3개 해외 ETF의 보수도 0.37%까지 인하했다.

시장점유율 50%(순자산 총액기준)가 넘는 운용사가 움직이자 하위 운용사들도 바빠졌다. 같은 해 9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INDEX200을 0.30%에서 0.15%로 내리는 등 총 8개 ETF의 보수 인하를 단행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12월 TIGER200 등의 6개 상품 보수를 전격 인하했다. 특히 TIGER200의 보수는 기존 0.15%에서 0.09%로 낮춰 당시 국내 상장된 ETF 가운데 가장 낮은 보수를 책정했다.

하지만 TIGER200의 순위도 이달 들어 바뀌었다. KB자산운용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Kstar200의 보수를 기존 0.25%에서 0.07%로 0.18%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 0.07%는 현재 국내 ETF보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이와 함께 우리자산운용도 올해 들어 4개 ETF의 보수를 최저 0.15%까지 인하했고 교보악사자산운용도 파워K100 ETF를 0.50%에서 0.26%로 인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ETF시장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제시하고 있는 상품은 올해 1월에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FTSE차이나A50으로 0.99%이다. Kstar200과는 무려 0.92%포인트 차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ETF운용사 관계자는 "2년여 전만 하더라도 개별 운용사의 전략에 따라 보수 인하가 이뤄졌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타사 움직임에 동참하는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 미국시장 힌트?…"살아남으려면 3위권 수성해야"

수수료 인하 경쟁은 ETF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사례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90년대 초반 처음으로 ETF시장을 개설한 미국은 운용사별 점유율이 상당 부분 고착화된 상태다. iShares나 SSGA, Vanguard 같은 운용사들의 점유율은 지난 달 기준 80%를 넘었고 이 같은 흐름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

나머지 중소 운용사들이 보수를 0.05%까지 인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 바로 이 점을 국내 운용사들이 경계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ETF 시장이 고착화되기 전 상위권 진입에 성공하지 못하면 향후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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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ETF보수 인하를 주도하고 있는 운용사들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현재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거나 KB자산운용 등 새롭게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순자산 규모 기준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독주 체제 속에 미래에셋자운운용이 그 뒤를 잇고 있다. 3위권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우리자산운용 등이 자리잡고 있다. 교보악사잔운용과 KB자산운용은 5위권 밖이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달 기준 무려 98%를 넘는다. 반대로 이밖의 중소 운용사들은 아직까지 ETF보수 인하와 관련해 별 다른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국내 ETF운용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저 보수율 카드를 내놓는 것은 ETF시장에서 살아남는 운용사가 한정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면서 "시장을 흔들어 3위권에 들기 위해서라도 보수 인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무리한 수수료 인하는 ETF의 질적성장과 연결돼 투자자는 물론 운용사 측면에서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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