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25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의 기업공개(IPO) 시기를 저울질하던 애경그룹이 AK홀딩스를 통해 제주항공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길을 선택했다. 지분을 취득한 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정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내면엔 제주항공 IPO 연기이라는 아픔도 묻어 있다.AK홀딩스 측은 25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확보 목적으로 지난 22일 제주항공 주식 341만4800주를 AK에스앤디로부터 현금 92억 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AK홀딩스의 제주항공 지분율은 기존 34.47%에서 49.99%로 늘어났다. 이로써 AK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남은 과제였던 '비상장자회사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유예 규정을 충족시켰다.
AK홀딩스는 작년 9월 애경유화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올해 초 AK홀딩스는 비상장 자회사 제주항공의 지분 34.47%와 애경산업 지분 20.3%만을 가지고 있었다. 공정거래법 규정상 지주사 전환 후 2년 이내에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의 40%(상장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을 보유하거나 또는 전부 매각해야 한다. 이 때문에 AK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애경산업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상장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주항공을 상장하게 되면 AK홀딩스가 기존에 갖고 있던 지분(34.47%)만 있어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정을 충족하게 된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만 들고 있으면 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제주항공의 실적이 2011년 들어 호전됐으나 작년 다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며 "제주항공을 상장하는 것은 여의치 않았으나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것은 수월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34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2억 원, 53억 원을 기록해 각각 84%, 69% 줄어들었다.
제주항공이 AK홀딩스의 손자회사로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는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올해 초 애경 계열사들은 제주항공 총 지분의 81.7%를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애널리스트는 "92억 원에 지분을 매입한 것은 제주항공의 주당순이익에 비춰볼 때 싸게 산 편"이라며 "주당 순자산과 비교하면 가격이 높아보일 수 있으나 제주항공의 순자산이 오랜기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줄어들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주식 매입가액은 PER(주가수익비율) 11배, PBR(주가장부가비율) 1.8배로 나타났다.
과거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IPO를 꾀하며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원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K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규정을 완전히 충족시키려면 자회사 애경산업 지분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애경산업 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돼지 않았다"며 "추가 매입하거나 전부 매각 하는 방안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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