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5월 07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실체를 드러낸 재향군인회의 횡령사고에 연루됐던 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맞거나 주식 시장에서 퇴출됨에 따라 남은 업체들의 회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경㈜ 역시 주식시장 퇴출이 임박한 상황이다. 우경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재향군인회 등과의 자금거래 과정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미비 등의 이유로 회계법인인 한울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을 제시해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다. 재감사 요구가 받아들여져 오는 3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상장이 유지되더라도 운영자금 압박과 대규모 경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우경이 영업을 지속하려면 재향군인회의 출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이상한' 자금거래 손대
KTB투자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크레딧투어제십오차(이하 크레딧투어)'는 우경이 2011년 4월 발행한 300억 원 규모의 제4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했다. 크레딧투어는 BW를 기초로 같은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기초자산인 해당 BW의 표면이자는 연복리 8.75%로 발행됐다. 지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재향군인회가 지급보증을 섰다. ABCP는 13.4% 금리로 매출돼 40억 원 규모의 이자가 선지급됐다. 실제 우경으로 유입된 자금은 260억 원이다.
우경이 조달한 자금 260억 원은 재향군인회와 맺은 물품 공급계약에 따라 전액 선급금으로 지급됐다. 당시 재향군인회는 우경을 포함해 상장사 3곳과 선박엔진 공급계약을 맺고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신사업을 벌였다.
우경의 현금성 자산은 5억 원 남짓으로, 운영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선박엔진 사업의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선급금을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다시 돌려받았다.
재향군인회 측과 해당 거래를 하기에 앞서 우경은 금융권을 통해 외상으로 원재료 구입 자금을 조달하면서 단기금융부채가 160억 원에 달했다. 해당 부채는 재향군인회 측과의 거래를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2011년 모두 상환됐다.
단기 부채 상환 등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활용됨에 따라 우경의 현금성 자산은 여전히 부족했다. 지난해 4월 BW 조기상환청구에 우경 측이 상환하지 못해 재향군인회가 원금과 이자를 모두 대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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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자금 부족에 시달렸던 우경으로써는 재향군인회 측이 제안한 거래를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불필요한 수수료와 세금 지급 등으로 실제 손에 쥔 자금 규모는 턱없이 줄었다. 선지급 이자 40억 원에다 부가세(10%) 24억 원, 재향군인회 측에 제공하는 수수료 등을 합친 규모가 85억 원이다.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던 우경은 지난해 영업이익 2억 원을 달성했지만, 금융 비용 등 영업외 비용의 규모가 커 5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경영 상황으로는 상장폐지를 모면하더라도 계속기업으로써의 존속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재향군인회는 대납한 300억 원 회수를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해당 채권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할 방침이다.
우경은 신용협동조합을 대상으로한 장기 금융 부채 58억 원을 제외하면 차입금은 재향군인회 측에 대납한 300억 원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부채 규모만 줄어들더라도 당장 재무 압박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향군인회 관계자는 "우경 등을 포함해 당시 BW 발행을 같이 했던 기업들의 회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리종목이 탈피될 경우 남은 채권 290억 원에 대해 전액 출자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향군인회는 지난해 말 10억 원의 출자전환을 단행해 우경 주식 20만주를 보유하게됐다. 우경의 최대주주는 조효선 씨(21만7391주, 10.84%)다. 관리 종목으로 지정돼 있어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지지 않는 선에서 출자전환을 단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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