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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1.5조원 선박금융 조기상환 위기 대주단과 상환유예 및 수수료 협의중…유동성차입금 급증

황철 기자공개 2013-05-09 18:26:16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9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선박금융 계약에 대한 재무약정(Financial Covenant)을 지키지 못해 무려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차입금 조기상환 부담에 처했다. 대규모 순손실로 인한 자본감소와 선박투자에 따른 차입금 증가가 겹치면서 부채비율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현재 부채비율은 커버넌트 상 약정 수준을 200% 포인트 가량 상회하고 있다. 해운업황 부진과 재무실적 저하 추세를 볼 때 사실상 자체적인 개선 노력으로는 커버넌트 비율을 맞추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상환기간과 재무약정 재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현재 한진해운의 재무여력으로는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박·장비 등 담보권 행사로 유동성 난은 물론 향후 영업창출력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원만한 합의로 상환을 유예한다 해도 수수료 등 적잖은 대가(Fee)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부채비율 500% 약정, 현재 200%p 상회

3월말 현재 한진해운 선박금융 부채 규모는 3조7699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장부가액 기준 1조5859억 원의 차입금이 계약서 상 재무비율을 지키지 못해 조기상환의무가 발생했다. BNP파리바은행, 수출입은행, ING은행 등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선박 28척, 장비 5건과 관련해 차입을 집행한 건이다.

문제는 부채비율이었다. 한진해운은 해당 차입 계약에서 부채비율 500% 이하를 유지한다는 재무약정(Financial Covenant)을 맺었다. 이를 넘어설 경우 조기상환의무가 발생해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연간 수천억 원대 자금 과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재무부담과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1분기말 현재 한진해운 부채비율은 696%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이미 697%로 트리거(trigger) 조항을 위배하게 됐다. 추세로 봐도 2010년말 240%, 2011년말 390% 등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진해운 2

당장 재무지표에부터 악영향이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은 지난해 연말 회계감사 과정에서 관련 트리거 발동을 실질적 유동성 이슈로 보고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연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이 급증했던 이유다.

3월말 현재 한진해운의 총차입금은 8조1115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총자산 10조 5228억 원의 77.1%가 금융부채로 구성돼 있다. 선박금융 규모는 3조 7699억 원으로 차입금의 47%를 차지한다. 이중 조기상환의무 발생으로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성장기부채로 대체된 금액은 1조 5125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진해운이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3조 2692억 원으로 2011년 말 1조 3993억 원보다 2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총차입금 대비 비중도 19%에서 40%로 배 이상 늘어났다.

선박금융은 본질적으로 장기미지급금 성격을 갖고 있어 상환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번 재무약정 위반으로 상환부담과 유동성위험을 수반하는 단기성차입금으로 바뀌게 됐다.

◇ 청구권 포기 대가, Waiver Fee 수준이 관건

한진해운은 대주단과 상환기간과 재무약정 변경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일단 상환 유예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주단이 조기상환청구권을 포기하는 대가인 웨이버 피(Waiver Fee)의 규모를 두고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

수출입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지만 외국계 은행과의 협상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이 어느 정도 진척된 상태여서 당장 조기상환으로 인한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한진해운 재무여력으로 볼 때 협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 상환유예 수수료가 다소 커질 수 있다.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조기상환 요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영업손실과 부(-)의 영업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현재 상태로는 적절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선박·장비에 대한 담보권 행사로 사업 자체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각종 차입금의 트리거 조항이 연쇄적으로 발동될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주단과의 협의가 상당부분 진행됐고 상환유예와 관련한 수수료 성격의 비용 규모에 대해 논의하는 단계여서 실제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가변성이 존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직접적인 유동성 유출과 담보권 행사에 따른 재무융통성 하락, 현금창출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상반기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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