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6월 24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 유상증자 주관사단이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재정난에 처한 한국전력(24.46%)과 지방자치단체(9.48%)의 구주주 청약 참여 가능성이 낮아 난항이 예상된다. 지분율 합계(33.94%)가 전체 공적지분(60.8%)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이 불참할 경우 대량 실권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3명, 공동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은 각각 2명, 1명의 수행 인력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지난 20일부로 가스공사 본사에 파견했다.
실사를 진행 중인 TFT팀의 당면 과제는 실권주 방지 대책이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정부(26.86%)의 1600억 원 출자를 제외하고 한전과 지자체의 참여는 불투명한 상황. 이 때문에 구주주 청약에서 총 증자 규모(약 7000억 원)의 절반치에 가까운 실권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TFT 멤버들은 이미 주관사 입찰에 참여할 당시부터 한전·지자체가 가스공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해 전략을 짜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원 여부는 전적으로 가스공사의 최대주주인 정부의 정책 결정에 달려 있지만, 한전 등의 입장에선 섣불리 구원투수로 나설시 주가 하락 등 시장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구주주 중에선 정부만이 팔을 걷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제회계기준(K-IFRS) 한전의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은 8179억 원으로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3조779억 원으로 지난 2008년부터 5년째 적자 행보다. 올 들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577억 원, 16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긴 했지만, 증권가에선 원전 가동률 하락으로 2~3분기 실적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는 원전 가동 중단 등 악재로 액면가(5000원)에서 반토막난 지 오래다.
지자체 역시 경기 침체 장기화로 조세 수입이 줄어든 데다 무상보육 소요 예산마저 급증하면서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들이 보육료 관련 예산 편성을 미루며 정부에 손을 내밀었지만, 무상보육 예산의 국고 지원 비중을 늘리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지지부진해 자금 운영에 숨통을 트지 못하고 있다.
한전·지자체가 각자의 지분율 만큼만 자금을 대줘도 약 2000억 원 어치의 물량은 해결된다. 하지만 여기에 기댈 수만은 없는 TFT 입장에선 그만큼의 공백을 메울 실권주 방지 대책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공기업 특성상 잔액인수 수수료율도 변변치 않아 자칫 미청약분을 대거 떠안게 될 경우 IB들의 영업 부담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TFT는 △사전 미팅을 통한 국내외 기관투자가 수요 파악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통한 긍정적인 시장 컨센서스 도출 △기존 주주 및 연기금 미팅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운용사 등 투자기관 미팅 △해외 기업설명회(IR) 및 넌 딜 로드쇼(NDR) 등 마케팅 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한전 등의 유증 참여 불가시 신주인수권 대량 매각을 주선하고,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거래를 통해 실청약자를 확보하는 것도 주요 전략에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공기업 유증인 만큼 실권주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제코가 석자인 한전과 지자체의 공적지분 유지 의지가 없으면 실제로 구주주 청약에서 실권 물량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방지책이 주관사단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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