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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B 수장, 분당으로 총 집결 주관사 PT 현장 스케치

한형주 기자공개 2013-06-13 10:22:37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2일 22: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2일 국내 IB업계의 내로라 하는 맹장들이 일합을 겨루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으로 총 집결했다.

우리투자증권 정영채 IB사업부 대표(전무),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기업금융본부장(전무), KDB대우증권 김현영 기업금융본부장(전무), 삼성증권 심재만 기업금융2사업부장(상무), 신한금융투자 문성형 기업금융본부장(상무), 미래에셋증권 박희재 기업RM3본부장(상무), 대신증권 임홍제 기업금융사업단장(전무), 하나대투증권 주익수 IB본부 전무, 동양증권 정인호 캐피탈마켓 본부장(상무) 등 기라성같은 뱅커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모습이 연출됐다.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의 유상증자 주관사 선정 PT(제안설명회)를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직접 가스공사 측 평가위원회 앞에 발표자로 나서는 등 적극적인 딜 수임 의지를 보였다. 가스공사 유증 거래가 올해 주식자본시장(ECM) 내 랜드마크 딜이란 점을 실감케 했다.

까공 시각물

PT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5분까지 가스공사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제안서를 제출한 1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우리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증권-삼성증권-동양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하나대투증권-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 순으로 발표했다. 각 증권사에 할애된 시간은 발표 15분, 질의응답(Q&A) 10분, 총 25분이었지만 대개 30분을 꽉 채웠다.

IB 하우스들은 주로 3인 1조를 구성해 PT에 돌입했다. 가스공사 측은 사회자를 포함, 총 6명으로 심사원단을 꾸렸다. 지난달 말 발송한 입찰제안요청서(RFP) 상엔 '별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고 기재돼 있었지만 심사위원 중엔 가스공사의 자금IR팀 및 기획예산팀 소속의 내부 인원이 많았다. 이들은 큼직한 연결형 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발표를 듣고 점수를 매기고 질문을 던졌다.

그 속에서 발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증권사 현황 및 영업실적, 유상증자 및 ECM 주관실적, 수행인력 및 조직구성, 대상기업의 분석 및 이해(공사 현황·특성·전망), 유상증자 전략(적정 발행조건·예상 문제점·마케팅 전략·실권주 방지대책), 감독기관 징계 및 분쟁사실 내역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우투에선 지난해 말 5조4000억 원 규모의 가스공사 미수금 유동화 딜을 잡기 위해 직접 팔을 걷었던 정영채 대표가 이번에도 발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국내 톱티어(top-tier) 증권사인 우투가 최근 3년 간(2010~2012년) 유증 부문 주관실적 면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낸 점, 역대 최대의 유증인 LG전자 거래(약 1조 원)를 단독 주관한 점 등을 부각시켰다. 이날 현재 5만6700원인 가스공사의 적정주가로는 무려 9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항해 김현영 대우증권 전무는 주어진 PT 시간의 상당 부분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내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로템 상장을 대표주관하는 점, 한진해운의 30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 등을 어필하는 데 할애했다. 대우가 유상증자는 물론 IPO, 주식연계증권(ELB), 블록딜 등 ECM 딜 전반에 걸쳐 우수한 트랙레코드(주관실적)를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코자 한 것이다. 김 전무는 "대우가 대표주관사로 선정되면 해외 현지법인과 WM(자산관리) 부문, 법인영업부 등을 총 동원해 마케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투와 대우 모두 주관사 낙점시 유증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스공에 상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한화증권은 한화투자증권과의 합병으로 87개 지점망을 확보하는 등 리테일 시장의 역량이 강화된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자산가를 비롯해 다양한 증권 고객을 보유한 만큼 유증시 대규모 물량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IB 육성을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발표 시간이 20분을 넘겨 심사위원이 제재를 가하는 해프닝을 겪은 하우스도 있었다. 이날 PT에 참여한 한 증권사 임원은 "한창 얘기 중인데 갑자기 '10분 남았다'고 하는 통에 당황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발표가 끝난 뒤 Q&A 시간. 심사원단이 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은 "그 할인율로 증자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앞서 입찰자들이 제안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수수료 인하'였다면 이날 PT에선 신주발행가 할인율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었다. 가스공사 측은 신주를 얼마나 높은 가격에 발행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았고, 이는 각 후보로 하여금 할인율 인하를 고심케 했다. 증권사들 사이에서 "가스공사 유증이 덩치만 크지 실속은 참 없는 딜"이란 푸념이 나왔다.

입찰자 대부분은 15~20% 할인율을 적정 수준으로 봤다. 이에 따른 유상증자 규모는 70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예상됐다. 단 이날 PT의 스타트를 끊은 미래에셋증권은 10%, 거의 마지막 후보였던 대우증권은 13%의 공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대우는 가스공사의 적정 유증 규모로 7000억 원가량을 제안했다.

그 외 우리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15%, 신영증권 등은 20%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신영증권 측은 PT에서 "원래 이 정도(6000억~7000억 원) 규모라면 20~30%를 할인하는 게 적당하지만, 가스공사엔 최저 수준인 20%를 제안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신영 입장에선 그나마 낮은 할인율이라고 제시한 것인데, 뚜껑을 열어 보니 전체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 PT에 참석한 관계자는 "5월 한 달 동안만 15% 이상의 주가 하락을 보인 가스공사에겐 20% 할인율도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며 "15~20% 할인율은 일반 기업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수치지만 공사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수수료율(30bp 이하 예상)로 보나, 할인율로 보나 이번 딜을 통해 트랙레코드 확보 외에 실익을 거두긴 어렵다는 사실에 증권사들은 공감했다.

가스공사는 주관사로 3곳의 IB 하우스를 선정할 방침이다. 대표주관사 1곳, 공동주관사 2곳이다. 최종 주관사 선정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지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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