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의 ㈜두산, '사업부 재편' 팔 걷었다 사업 청산·합병·출자 릴레이..박 회장 체제 후 변화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3-07-11 10:16:34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9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이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사업부 재편 작업에 나섰다. 두산 4세 경영의 선두주자인 박정원 회장이 지주 부문을 맡게 된 이후 단행된 첫 대규모 사업 조정이라는 점에서 재편 과정과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두산은 최근 한달 동안 사업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비핵심 사업 청산과 계열사 합병, 신규 사업 부문 취득, 사업부 매각 등 전방위적이다.
먼저 비핵심 사업부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이뤄졌다. ㈜두산은 지난달 초 글로넷사업부 내 물류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물류 사업은 프로젝트 물류 부문과 국제물류 부문, 국내물류팀, 물류기획팀 등 기능별 조직 체계를 구축하며 사업 역량을 꾸준히 개선시켜왔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졌다. 물류 부문은 지난해 기능별 조직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매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60% 가량 증가한 3163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억 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이 0.67%에 그친 셈이다. 향후에도 계열사 내부 거래 이슈로 인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판단, 발 빠르게 사업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지주사 사업 부문 내 두 번째 매출 규모를 자랑하던 물류 사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두산은 새로운 핵심 역량 사업을 찾는다. 그 주인공이 바로 '두산산업차량'이다.
㈜두산은 두산산업차량 지분 100%를 취득한 후, 오는 9월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두산산업차량은 지게차 제조와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6720억 원의 매출과 3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주사의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계열사 '엔셰이퍼'의 업무대행 부문을 떼어내 지주회사 내 사업부로 편입시켰다. 그룹 공통지원업무(Shared service) 기능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같은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사업시설 유지 관리 서비스 계열사인 'DFMS'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시너지 창출 극대화를 위해 보유 사업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기도 했다. 이달 초 ㈜두산은 글로넷사업부 내 건설장비 렌탈사업(DCS사업)을 두산중공업에 넘기기로 했다. 해당 사업을 양도하는 대신 ㈜두산은 두산중공업 신주를 받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해외 수주 공사가 많기 때문에 건설장비 렌탈 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 기회가 많다. 두산중공업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고, ㈜두산은 두산중공업 기업가치 제고 시 보유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거래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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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부문과 중장비 렌탈 사업을 관장하던 글로넷사업부는 연이은 사업 재편 거래로 외형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넷사업부 전체 매출 4619억 원 중에서 물류와 건설 중장비 렌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신 중점 투자 사업인 바이오 부문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련의 사업 재편 거래로 인해 ㈜두산은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를 구축하게 됐다. 알짜 계열사가 핵심 사업부로 자리잡게 됐고, 물류 부문과 중장비 렌탈 등 비핵심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도 이뤄졌다. 동일 서비스 사업은 하나로 통합돼 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사업부 재편 거래를 대대적으로 단행했다"며 "사업부 조정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오너 4세인 박정원 회장이 지주 부문 회장에 선임된 후 처음으로 진행된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점에서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두산은 지주사 전환 후 지난 2010년 전까지 △매거진사업 부문 영업양도(2008.1)와 △출판사업 부문 분할(2008.10) △테크팩사업 부문 분할(2008.12) △주류사업 부문 영업양도(2009.3) △두산모트롤홍딩스-두산모트롤 흡수합병(2010.7) △의류BG 영업양도(2010.12)로 이어지는 강력한 사업 재편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잠잠하던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전방위적인 사업부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큰 틀에서 비핵심 사업에 대한 사업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조율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4세 경영 대표주자인 박정원 회장이 지난해 5월 지주 부문을 맡게 되면서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요구가 더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사업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과거부터 캐시카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시장 매물에 관심이 많았다"며 "오너십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졌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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