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10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출범부터 주식 브로커리지를 탈피하고 펀드 판매에 집중한 미래에셋증권. 때문에 미래에셋은 지점 규모와 관계없이 전지점에서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 판매가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WM(Wealth Management, 자산관리)시장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후발주자에 속한다.2009년 12월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 WM센터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VVIP자산관리영업을 시작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서인지 2호 VVIP센터가 오픈하기 까지는 2년을 기다려야 했다.
미래에셋이 주춤하는 시기 경쟁사들은 WM에 드라이브를 걸며 VVIP센터를 곳곳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미래로서는 반전카드가 필요했다. 본사와의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VVIP센터. 미래에셋은 2011년 3월 본사에 WM센터원을 오픈한다. WM센터원은 단순 WM 업무 뿐만 아니라 IB와 연계된 차별화된 자산관리 컨설팅을 목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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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
센터원의 선봉장은 이광헌 이사(사진·46세)가 맡았다. 이광헌 센터장은 지난 2001년 초임 과장으로서 단숨에 미래에셋 3호지점이었던 선릉 지점장을 맡았을 정도로 자산관리에 탁월한 업무능력을 보여왔다.
92년 옛 한빛증권에 입사했지만 2000년대 주식매매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주식거래는 투자자들이 직접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게 됐다"며 "증권사는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집중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했다. 그만큼 증권업의 전망을 WM에 걸었다.
이 센터장은 센터장에 취임하면서 센터원이 위치한 강북이라는 지리적 특징과 본사에 설치된 VVIP센터라는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들 특징에 '문화(Culture)' 콘텐츠를 결합시켰다.
그는 "WM센터원은 인왕산을 우백호로 낙산을 좌청룡으로 놓고, 풍수적으로 돈이 흐른다는 청계천을 앞에 두고 있다"며 "조선시대 주전소 자리로서 돈이 몰리는 명당중에 명당"이라고 센터원 자리를 소개했다.
최신식 건물에 자리한 센터장 답지않은 풍수와 역사 이야기는 결국 영업전략과 관계가 있었다. 그는 "전통적인 부촌이었던 강북 부자들이 강남에 갔다 돌아오고 있고, 청계천을 중심으로 오피스 건물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강북에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센터원이 강북 부자들만 고객으로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이 아니라 PB가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질. 이 자산관리 서비스에 '문화'를 입힌 것이다.
"청계천을 걷고 있자면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를 볼 수 있다"며 이 센터장은 "센터원에서 고객과 함께 청계천을 거닐면서 능행반차도가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게 강북에 위치한 VVIP센터의 특화전략"이라고 부연했다.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사도세자의 능을 찾는 행렬도다. 이게 무슨 특화전략일까 싶었지만 이 센터장은 "센터원 대부분의 고객이 60~7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며 "이들 고객에게 정조의 효심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말해주면서 노령층의 마음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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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 교양 클럽 '글로벌리더스'...경영2세들과의 RM강화
그의 이같은 '문화'콘텐츠는 본사 내 위치한 VVIP센터라는 특징에도 활용됐다. 그는 "WM고객과 IB고객은 구별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며 본사 IB부문과의 협업을 강조했다. 그리고 협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중견기업 2세들로 이뤄진 '글로벌리더스 클럽'을 출범시켰다.
이 센터장은 "센터원 초기부터 고액자산가를 유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RM전략 수립이었다"며 "고액 자산가들이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에 입학하더라도 해소되지 않는 욕구가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리더스 클럽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자산가들이 네트워크 강화나 자산관리 노하우 때문에 대학 AMP를 수강하거나 사교모임에 가입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인문학적 갈증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갈증의 대상은 기업 오너1세보다는 2세들에게 더욱 높았다. 때문에 글로벌리더스클럽은 중견기업 2세들의 사교모임으로 정체성을 확정하고 지난해부터 WMC센터원 자체적으로 모임을 재정비해 40여명의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초고액 자산가들은 돈을 더 벌기 보다는 인문학적 소양을 더 얻고 싶어 한다 "며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과 같이 문화와 인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WMC센터원에는 자산가들의 사진과 그림 등이 전시되고, 이들 작품의 매매 수익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자산관리 서비스와 함께 IB, M&A, 가업승계 등 폭넓은 컨설팅서비스를 갖추는 것은 기본.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이 보이는 천편일률적인 자산관리의 틀에 이 센터장은 변화를 모색하고 싶어했다. 미래에셋 WM센터원이 모색한 문화콘텐츠 전략이 국내 WM서비스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이광헌 센터장 약력>
◆주요경력
△ 단국대 회계학과 졸업
△ 우리투자증권(옛 한빛증권) 입사(1992)
△ 미래에셋증권 선릉지점장(2001)
△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2003)
△ 미래에셋증권 상계지점장(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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