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28조' 포스코, 수직 계열화의 힘 주요 계열사 매출 비중 38%..'원료-생산-판매' 전후방 거래 활발
박창현 기자공개 2013-07-15 10:13:11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1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물샐틈없는 촘촘한 수직 계열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계열사 동반 성장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철강 원료 생산부터 제품 생산, 가공, 판매 단계까지 포스코는 철저한 계열사 분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이 그룹 오너의 재산 증식을 위해 내부거래를 악용하는 것과 달리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계열사간 거래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 지난해 내부거래 총액 28조..'포스코 · 대우인터 · 포스코건설' 順
포스코패밀리는 지난해 총 74조 5314억 원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38%에 해당하는 28조 5882억 원을 계열사 매출을 통해 달성했다. 총액기준으로 패밀리 맏형인 포스코가 12조 8175억 원으로 내부 매출 규모가 가장 컸다. 다음으로 대우인터내셔널(4조 9277억 원)과 포스코건설(4조 3963억 원), 포스코피앤에스(1조9340억 원) 순이었다.
|
글로벌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철강 제품과 부산물을 다시 계열사에 재판매하는 거래가 많았다. 종합상사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과 상품 중개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피앤에스는 포스코패밀리의 영업사원 임무를 맡게 되면서 계열사들과 조 단위 내부거래를 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7조 113억 원의 매출 가운데 29%에 해당하는 4조 9277억 원이 계열사 매출이었다. 포스코피앤에스는 1조 9400억 원 규모의 매출액 전부가 계열사 거래 때문에 발생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특수강 등 주요 계열사의 토목 시설 공사를 도맡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7조 413억 원의 매출액 가운데 62.4%에 해당하는 4조 3963억 원이 계열사 몫이었다. 같은 건설 계열인 포스코엔지니어링도 내부 일감 비중이 20%가 넘었다.
포항제철소 설비 정비와 제작 가공을 맡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은 내부거래 비중이 91.6%에 달하고 있다. 설립 목적 자체가 제철소 지원 성격이 강했던 만큼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제철소 정비와 제철 부원료를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엠텍도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65.2%, 55.7%에 이른다.
포스코 내부거래는 일감 몰아주기 이슈보다는 진입장벽이 높은 철강 산업 특성상 품질 유지를 위한 분업화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설 부문에서는 포스코건설(시공)과 포스코플랜텍(설비), 포스코켐텍(내화물)이 분업화 체제를 이루고, 제강 부문에서는 포스코켐텍(탈산재)과 에스엔엔씨(니켈) 등이 제철 원료 공급을 책임진다. 포스코강판과 포스코에이에스티, 포스코티엠씨 등 가공 계열사들은 포스코의 주요 고객사가 된다. 포스코피앤에스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패밀리 제품 판매를 총괄한다.
경쟁력 있는 계열사들이 '원료-생산-가공-판매'로 이어지는 탄탄한 수직계열화 체제를 이루면서 상호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철강 밸류체인은 진입 장벽이 높다"며 "따라서 포스코패밀리 내부거래는 수직계열화 및 품질 관리 유지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포스코 중심 수직계열 분업화 체제
포스코 내부 거래는 크게 철강 생산 수직계열 영역과 제품 생산 후 가공 · 판매 영역으로 나뉜다.
먼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플랜텍이 제철 생산시설과 설비 시공을 책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포스코 공사 및 설비 용역을 수행하면서 총 1조 7782억 원의 매출 실적을 쌓았다. 포스코플랜텍 역시 △마그네슘 제련공장 신설 기전공사 △코크스 집진설비 신설 공사 등을 따내면서 32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스엔엔씨는 스테인리스 제품의 주원료인 니켈 공급을 전담하고 있다. 전남 광양제철소 내 페로니켈공장을 운영하면서 생산제품을 포스코에 전량 납품하고 있다. 포스코가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 원료를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엠텍과 포스코켐텍은 제강과정에 필요한 철강 부원료를 납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포스코엠텍은 과포화 된 산소를 제거해주는 '알미늄 탈산제(Al Deoxidize)'와 금속 저항성을 높여주는 '몰리브덴 합금원료'를 만들고 있다. 쇠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생석회'는 포스코켐텍의 주력 제품이다. 포스코켐텍은 또 포스코 제철 설비에 쓰이는 내화물도 만든다.
수직 계열화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양사는 매년 수 천억 원대의 안정적인 매출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포스코엠텍과 포스코켐텍이 포스코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만 각각 3184억 원, 7983억 원에 달한다.
|
◇ 가공 · 판매 전담 계열사 포진 '시너지 창출'
포스코가 제품을 생산하면, 제품 가공과 판매를 담당하는 계열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포스코피앤에스는 대표적인 가공 · 판매 전문 계열사다. 상품 중개를 위해 포스코로부터 지난해 사들인 물량만 8971억 원 어치에 달한다. 또 포스코 제품을 1차 가공한 후 다시 계열사에 되팔고 있다. 포스코에는 탄소강 스크랩 등으로 가공한 제품을 팔고, 포스코건설에는 철근 제품 가공 후 판매하는 방식이다. 포스코피앤에스 매출은 모두 계열사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1차 가공이 포스코패밀리 내 포스코피앤에스의 역할인 셈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역시 포스코 제품 판매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로 내수 판매는 포스코피앤에스가 맡고 해외 수출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담당하는 구조다.
포스코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해 새로운 제품군을 만드는 계열사도 많다. 포스코강판이 대표적이다. 포스코강판 주력제품인 컬러강판과 도금강판의 원재료가 바로 포스코 열연강판이다. 포스코와 연계된 컬러강판 임가공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점이 포스코강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힐 정도다.
포스코에이에스티와 포스코엔에스티는 포스코가 만든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을 구입한 후, 재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양사에 각각 2784억 원, 2125억 원 상당의 제품을 팔았다. 모터 부품 제조 계열사인 포스코티엠씨도 원재료인 전기강판을 포스코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계열사는 최고 품질의 포스코 철강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포스코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직 계열화 이점이 크다는 평가다.
이밖에 포스코켐텍은 철강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콜타르와 조경유 등 부산물 판매 업무도 위임받았다. 포스코엠텍은 포스코 열연 및 냉연강판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포장하는 업무가 부업이다.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철저한 분업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최대 수출 시장인 아시아가 최근 공급 과잉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철강 산업이 성숙시장으로 접어들면서 포스코는 향후 전방(다운스트림)과 후방(업스트림) 가르지 않고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