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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홍콩입성 물건너가나 현지 IPO시장 침체로 상장 준비 '신중모드'

한형주 기자공개 2013-07-26 15:18:20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2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 홍콩 증시 입성을 계획했던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LFCH)가 기업공개(IPO) 시기를 다시금 저울질하고 있다. 홍콩 IPO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이 상장을 망설이는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지 시장의 복잡한 상장 절차를 감안할 때 연내 IPO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LFCH는 홍콩 상장 대표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뽑은지 1년이 다 돼 가도록 관련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공동주관사 선정과 관련, 아직 외국계 IB들에게 어떤 기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ELFCH의 공모 규모를 감안할 때 주관사 보강은 필수다.

당초 업계에선 ELFCH가 2012 회계연도 결산보고서가 나오는 올 1분기 중 주관사단을 확정, 기업실사를 비롯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랜드그룹 경영진은 늦어도 6월 중엔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상장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현지 시장 상황을 감안, 다시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홍콩 IPO를 위해선 실적 등 제출할 관련 서류가 많아 HKEx와 단계별로 절차를 밟아 나가는 데만 5~6개월은 소요된다"며 "ELFCH가 아직까지 주관사단을 구성하지 못했다면 사실상 연내 상장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LFCH가 상장 준비에 적극성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홍콩 시장의 악화된 투자심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홍콩 IPO 시장 규모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려 120억 달러로 축소, 세계 1위에서 4위까지 미끄러졌다. 홍콩 입성을 노리던 글로벌 상장 준비 기업들의 IPO 기피 현상도 두드러졌다.

올 들어 홍콩 IPO 시장은 지난 5월 아시아 최대 석유 정제회사인 사이노펙 엔지니어링(중국)과 증권회사인 차이나 갤럭시가 각각 13억 30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 15억 달러(1조 66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IPO를 성사시키면서 되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7억80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의 IPO를 계획한 카지노회사 마카오레전드의 공모금액이 기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넥스티어 오토모티브가 32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 규모의 IPO 계획을 접는 등 시장 경색 요인도 산재해 있다. 두 달 전 만도차이나홀딩스가 프라이싱(가격 결정) 실패로 홍콩 상장을 미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태에선 홍콩 증시라 해도 투자 성향이 보수성을 띨 수밖에 없다"며 "ELFCH의 적정 시가총액으로 최소 5조 원가량을 기대하고 있는 이랜드가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이상 빠른 시일 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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