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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박근희 부회장의 '덩치키우기' 즉시연금 등 저축성보험 집중·방카 점유율 22.9%P↑…역마진 심화

강예지 기자공개 2013-07-29 09:00:51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가 3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올해 적용되기 전 즉시연금 등 저축성 보험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화·교보생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유로 수입보험료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삼성생명의 저축성 보험 쏠림현상이 가장 심했다.

저축성 보험 판매 덕에 방카슈랑스 시장점유율은 가파르게 올라갔다. 하지만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시이율을 높여 공격적으로 영업한 점이 역마진 갭을 벌어지게 했다.

◇ 저축성 보험 비중 61%…세제개편 이슈에 즉시연금 공격적 마케팅

지난 회계연도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30조 7554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보다 34.51% 증가한 수치다. 2011 회계연도 수입보험료 규모가 직전 회계연도보다 불과 5.99% 늘어나는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지난 회계연도 수입보험료 급증은 이례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화·교보생명의 수입보험료도 삼성생명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지만, 규모에선 한참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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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일반·특별계정, 단위: 백 만 원)

지난해 이들 보험사의 수입보험료가 급증한 것은 세제개편 이슈로 저축성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세제개편안이 적용돼 과세 범위가 확대되기 전 즉시연금에 판매가 몰린 탓이다. 세제개편안에 따라 상속형 즉시연금의 경우 2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과세 대상이다.

즉시연금 판매가 늘면서 삼성생명의 저축성 보험 쏠림현상은 심화됐다. 삼성생명의 저축성 보험 비중은 2011 회계연도 41.57%에서 2012 회계연도 61.67%로 20.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장성 보험 비중은 58.43%에서 38.33%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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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일반계정)

저축성 보험의 판매가 용이한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도 종전보다 급격히 늘어났다. 삼성생명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2011 회계연도 7488억 원에서 지난 회계연도 5조 4916억 원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월평균 방카슈랑스 채널 연납화보험료(APE)는 252.8% 증가했다. 이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도 23.32%포인트 늘어난 64.18%로 커졌다. 일시납 기준 방카슈랑스 시장점유율은 22.9%포인트 상승해 34.5%까지 올랐다.

저축성 보험 쏠림현상이 심해지면서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의 계획도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부임 당시 전속채널은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비전속 채널은 연금상품 중심으로 신규 고객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카슈랑스 채널 고성장은 얻었지만,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저축성 보험에 기울면서 보험회사 성장성의 핵인 보장성 보험의 무게가 줄어든 결과를 낳았다.

◇방카 점유율 34.5%로 높여…역마진 갭 더 벌어져

실제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판매액은 한화생명의 2.8배, 교보생명의 5.26배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회계연도 총 2만 8640건, 5조 2460억 원의 즉시연금을 판매했다. 한화생명은 1만 3435건, 1조 8659억 원의 즉시연금을 판매했다. 교보생명은 7175건, 9975억 원을 판매해 세 보험사 중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3사 중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판매액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판매 정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9월 은행 창구에서의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8월과 9월 두 달만에 3634억 원 상당의 즉시연금이 판매된 후다. 한화생명도 지난 2월 1일 방카슈랑스 채널의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하면서 뒤늦게 수위조절에 나섰다. 반면 삼성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의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고, 영업·리스크관리 관련 부서 등 내부 의사 결정에 따라 판매 금액을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다른 두 보험사와 달리 즉시연금 판매를 막지 않은 이유에 대해 리스크 및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비율 관리 면에서 아직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 3월 말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408.26%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가 큰 점도 다른 보험사에 비해 부담이 적은 이유로 지목됐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역마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지난 3월 말 삼성생명의 평균 부담금리는 5.50%인데 반해 운용자산이익률은 4.3%에 머물러있다. 평균 부담금리가 지난해 3월 말(5.81%)보다 0.31%포인트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도 0.4%포인트 하락했다. 저금리의 영향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내려가는 속도가 부담금리의 하락 폭을 앞지른 것이다.

저축성 보험 쏠림현상이 심해지기 전인 2010 회계연도에 비해 역마진 갭은 더욱 벌어졌다. 2010 회계연도 당시 평균 부담금리(5.90%)와 운용자산이익률(5.80%) 간 차이는 0.1%포인트였다. 지난 회계연도 갭은 1.2%로, 2년 전보다 1.1%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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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삼성생명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삼성생명도 그간 금리연동형 상품을 판매해 부담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려 노력해왔다. 과거에 판매한 6% 초과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영향을 희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저금리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의 하락 폭이 부담금리 하락 폭보다 커졌다. 이미 역마진이 난 상태에서 2011년부터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을 높여 공격적으로 영업한 점 등이 역마진 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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