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01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말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 유상증자에도 영향을 미칠까. 개정안을 놓고 금융당국과 로펌, IB업계의 유권해석이 분분해 거래 당사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개정안에서 '실권주 배정 절차 변경'에 관한 부분이 논란의 핵심이다.개정 자본시장법은 분리형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금지 외에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공·사모로 발행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7000억 원대 규모의 가스공사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법인은 오는 29일부터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에서 미발행 주식이 발생하는 경우 새로운 발행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시 말해 신주 배정 과정에서 실권이 나면 그에 대한 발행을 철회해야 한다. 개정 자본시장법 '제165조의 6 제2항'에 따른 것이다. 주주배정 방식에서 실권주가 유리한 가격으로 제3자나 일반투자자에게 넘어 가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는 신주발행가 할인율 제약이 없다 보니 신주가 시가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특수관계인 등에게 배정되는 부작용이 초래된다"며 "앞으로 구주주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제3자나 일반인에게 넘길 때 신주발행가를 다시 산정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장법인은 실권주 청약 전 △이사회 결의 △증권신고서 제출 △신고서 효력 발생 등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증자 준비 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
가스공사 유상증자 또한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선배정한 뒤 잔여 주식에 대해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는 방식인 만큼 개정안이 이번 거래에도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가스공사의 경우 주요 주주인 한국전력(24.46%)과 지방자치단체(9.48%) 등의 불참으로 구주주 청약에서 대량 미매각이 예상되는 상황. 개정안대로 실권주 청약 전 가격 산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면 그만큼 공백 기간이 길어져 주가 하락 등 시장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주관사 관계자는 "변경된 실권주 배정 절차의 타깃은 특수관계인 등 제3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스공사 유증 거래와는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펌 업계의 의견은 다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도 기본적으로 '주주배정'에서 출발하는 만큼 실권주 제3자 배정과 같은 제재가 가해진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변호사는 "금융당국이 개정 자본시장법을 시행하는 주요 취지 중 하나는 실권주가 불합리한 가격에 다른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실권 물량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하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에 일반 청약 때도 개정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주배정 방식의 경우 실권주를 일반투자자와 특수관계인 중 누구에게 배정하더라도 할인율 한도는 없다"며 "굳이 한 쪽에게만 불리한 여건을 조성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의 적용 여부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가스공사가 한 달 내 유상증자 이사회를 열면 문제될 게 없다. 다만 사장 인선 문제 등으로 증자 준비가 미뤄지고 있는 게 변수다. 새로 취임한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이 주강수 전 사장 사임 후 석 달여의 업무 공백을 메우느라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는 당초 지난달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금감원 측은 또 '주주우선 공모' 방식의 경우 예외적으로 기존 발행 절차에 따른 진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정안 제165조의 6 제4항 제3호에 따라 주주에게 신주 청약 기회를 우선 부여하고 미청약된 주식을 불특정 다수(일반인)에게 배정할 경우엔 발행 절차를 다시 밟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또한 가스공사 유상증자 방식과 겹치는 조항이다.
하지만 앞서 금감원이 내놓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사모 제한' 조항과도 중첩돼 구분이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새 시행령은 유권 해석상 모호한 부분이 많아 금감원은 물론 로펌이나 IB업계에서도 해석이 제각각"이라며 "자칫 법 적용 후 가스공사를 비롯한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 계획에 의도치 않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가스공사는 현재 법률자문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