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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할 수 없는 PB가 정답...대체투자 관심" ②한정수 우투 상무 "장기적으로 팀플레이 구상"

신민규 기자공개 2013-08-20 10:15:11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4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B업계 발을 들여놓은 지 이제 2년째다. 고객기반은 50~60명 수준으로 예상대로 50대~70대 기업 CEO들이 많은 편이다. 관리자산은 1000억 원 미만. 부자 고객도 조심스러웠고 한 상무 역시 조심스러운 한 해였다. 똑같은 1억 원이라도 향후 운용성과에 따라 몇백 억원으로 불어날 잠재성이 높은 고객들이라 더욱 그랬다.

"1년을 해보니까 성과를 내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체감했다. 후배들이 이런 것도 모르냐고 할까봐 처음엔 창피한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역량 키우려면 어쩌겠나. 모르면 물어보고 그랬다."

그는 우리투자증권에 와서 눈에 띈 본사상품을 주로 활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자체개발한 스마트인베스터 서비스는 상장지수펀드(ETF) 자동 분할매수시스템으로 최근에는 개별종목(코스피200, 코스닥100, ETF11)을 포함해 투자영역을 넓혔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가 스스로 전략을 수립하면 입력된 조건값에 따라 프로그램이 알아서 분할매수하고 목표수익을 달성하면 자동매도돼 이익을 실현하는 게 특징이다. 기본적인 투자대상 및 투자전략의 틀을 제공하되 고객이 ETF종목, 지수변동폭, 증액매수비율, 반복매매횟수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운용 도구다.

한 상무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자금을 직접 굴리고 있다. 한 상무가 스마트인베스터 조건값을 설정하고 고객이 거액을 예치하면 분할해서 적립식으로 자금을 넣는 방식이다. 그는 이 상품이 일종의 적립식 펀드를 자기가 설정한 조건에 따라 운용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자산가들이 펀드를 기피하고 직접 투자를 선호하면서 새로운 접근방식을 찾던 차에 이런 투자솔루션을 직접 만져보기로 한 것이다.

PB가 된 첫해에 유언신탁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언, 상속 이슈는 고객과의 친밀도가 높아도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잘못 접근했다가는 고객과의 사이가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자산의 소유권이 제3자인 금융기관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나이 지긋한 고객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 상무는 처음에는 이게 왜 필요한가 싶었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팔로업을 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증권사 PB와 은행 PB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상속, 증여, 세무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수익을 내는 게 핵심이라는 뜻이다. 관건은 그 수익을 내는 방식이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PB가 모방할 수 없는 PB, 대체할 수 없는 PB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게 어려워서 힘들 뿐이지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이 생각을 염두에 두고 PB의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아직은 공부 중이지만 새로운 영역에 특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큰 범주는 대체투자 영역이다. 이미 펀드, E/DLS, 채권은 내로라하는 PB가 있는 상황이지만 대체투자는 아직까지 소수만이 접근하는 투자세계로 남아있다. 그는 특히 IB영역에 있는 투자대상을 PB쪽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특정 사업에 자금을 조성해 지분형태로 투자하거나 프리코스닥(장외주식)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대체투자는 왜 연기금만 해야하는가. 해외부동산, 선박, 항공기 등 좋은 건 연기금이 다 가져간다. 이제는 부자고객에게도 기회가 가야될 시점이라고 본다. 물론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한 상무는 PB로는 2년차이지만 업계 경력으로 따지면 대선배다. 그는 젊은 PB들이 욕심을 내려놔야 얻을 게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와서 느낀 건 PB들의 업무교류가 생각보다 단절돼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젊은층이 더 그랬다. 자기 노하우가 알려지는게 꺼려지고 고객도 공유하길 기피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혼자서 모든 자산을 장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정 자산에 강점이 있는 PB들이 서로 도와줘야 같이 사는 것이지 내 고객을 혼자 독차지한다는 생각은 욕심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그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업계에서 분야별로 특기가 있는 PB를 영입해 팀플레이를 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PB는 외롭다. 잘하면 잘해서 외롭고, 못하면 못해서 외롭다. 스트레스는 받는데 동료간 공유도 잘 하지 않는다. 투자한게 깨지고 있으면 혼자서 스트레스 받는 꼴이다. 지점장으로 일할 때도 그랬다. 영업을 제일 잘하는 사원이 시말서도 제일 많이 썼다. PB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손절매하자고 말하기 쉬운 PB는 없다. 서로 조금씩 내려놓고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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