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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도 주식처럼 옥석가리기 필요" 박훈규 하나은행 이촌동 골드클럽 PB

윤동희 기자공개 2013-08-12 08:38:45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6일 1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훈규 하나은행 이촌동 골드클럽 팀장(사진)은 2년 전 행내에서 최연소로 PB가 됐다. 그래도 입행 후 PB로 지원하고, 발령을 받는 데까지 11년이 걸렸다. 그동안 박 팀장은 은행에서 자금부, PM팀(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을 거치며 자산 운용, 상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집중적으로 쌓았다. 그래서 박 팀장은 PB 사이에서도 시장에 대한 민감도나 상품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박훈규PB팀장

- 시장 전망은

▲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양적완화(QE) 종료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될 거다. 하지만 한국에서 QE 거품과 관련해서 심각하게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상품을 피하면 된다. 특히 채권 만기가 길고 표면금리가 높았던 상품이 대상이다.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스프레드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줄어들지 않는다. 시차가 있다. 3~6개월 동안 충격을 그대로 받을 거다. 2013년과 2014년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어려운 시기다.

- 특히 피해야 할 상품은

▲ 채권에 이어 주식 시장도 박스권에 머물면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피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품은 있다.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했던 인컴펀드가 기로에 있다. 지난 5월 버냉키 발언이후 수익률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량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 극복을 하지 못하면 종적을 감출 수도 있다.

- 주식채권형 상품을 PB들이 많이 취급하긴 했다. 이촌동 골드클럽에서도 비중이 높았나

▲ PB개인마다 시장을 보는 판단은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상품을 많이 팔지 않았다. 이런 상품은 해외에 기반을 둔 복잡한 상품으로 혼합형 전략펀드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알아서 해주는 펀드'라고 하는 말은 거꾸로 개인 투자자는 리스크에 오픈되어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 개인이 주식과 채권에 분산해 투자하면 되지 다 만들어진 것에 자산을 넣는 것은 일단 개인의 특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또 이런 상품은 투자전략이 복잡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처럼 운용면에서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수익률이 왜 떨어졌는지 고객이 물어보면, '부동산이 안 좋아서' '중국 주식이 떨어져서' 하고 변명이 많아진다. 고객이 그만큼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투자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

- 펀드를 고를 때 기준은 무엇인가

▲ 펀드도 주식처럼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 주식처럼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펀드를 고를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만 대형화된 펀드는 안 고르는 편이다. 기술적 분석으로 수급을 본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3000억 원짜리가 7000억 원, 1조 원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포트폴리오가 꼭 바뀌는 것은 아니다. 펀드매니저는 펀드유입액이 늘어나도, 좋은 구조로 좋은 종목에 제대로 자산을 배분했기 때문에 수익이 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업종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럼 기존 투자자들은 유입액이 늘어날 수록 자산 가격이 올라가니까 수익이 보장된다. 하지만 펀드가 매도세로 들어가면 1조 원일 때 들어간 투자자들은 마치 주식 상투를 잡은 것처럼 펀드 상투 잡은 격이 된다. 펀드 초반에 들어간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고 나중에 들어간 고객은 높은 확률로 손해를 본다. 그래서 펀드가 일정 규모 이상 커지면 나와야 한다. 이런 게 WRAP의 폐해였다. 그래서 너무 커지는 종목은 조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펀드 설정규모가 대형화됐다고 보는 기준을 8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잡는다.

물론 200 종목 이상 분산투자한 펀드에는 별로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설정규모는 50~100개 정도의 종목 투자했을 경우에 중요하게 보는 사항이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류가 인기인데, 그 규모가 너무 크지는 않은지 봐야 한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펀드 투자가 대부분 단기 투자인 만큼 설정액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외에 펀드 매니저가 교체되지 않고 잘 있는지, 최근 3~6개월 간의 단기 수익률은 어떤지 살핀다.

- 자산 운용 전략은 어떻게 짜고 있나

▲ 국내 주식이 밴드 안에 갇혀 있는데 그 안에서 주가 변동에 따라 매도 매수 전략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 경기 사이클이 그렇다. 2300~2400장이 온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거품이다. 지금은 조심스럽게 리스크 온(risk on) 해놓은 상태다. 1850이면 온이고 2000이면 오프하는 식이다. 1950이 깨지면 다시 온하고. 요즘 장에는 큰 흐름이라는 게 없다. 밴드가 좁고 거기에 갇혀있다.

시장 변동과 관계 없이 쉴 수 있는 상품도 보고있다. 2000선에서는 롱숏, 공모주 펀드 등 하락률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패턴의 상품을 추천한다. 하반기에는 버티는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덱스 상품도 관심 있게 볼만 하다. 올해에는 인덱스가 시장을 쫓아가지 못했다. 가치주가 인기였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가가 올라도 인덱스에 포함된 종목은 상승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장이 빠지면 인덱스가 더 내려갔던 거다. 반대로 오르는 장에서는 인덱스가 이기게 된다. 예를 들어 시장이 100이 오르면 대형주는 105가 오른다는 소리다. 상승을 생각한다면 성장주, 대형주를 담은 펀드에 관심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펀드 투자가 종목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 펀드가 개별 주식보다는 안전하다. 다만 펀드를 내놓은 자식 취급하면 안된다. 위험한 일이다. 펀드도 시장을 보고 매수, 매도 타임을 잘 봐야 한다. 리스크 온인가 오프인가도 따져야 하고. 또 목표 수익률도 높게 잡지 않는 게 비결이다. 기대수익률을 연 5~10%로 가져가고 타이밍을 기다리면 1년에 2~3번의 기회가 온다. 그래서 꾸준히 펀드를 지켜보고 잘 관리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 펀드 말고 PB에게 또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 부동산을 빼고 자산관리를 생각할 수 없다. 부동산 매매를 통해 부를 증식하고 재산을 증여하는 게 부자들의 경제활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PB는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경쟁력이 생기는 셈이다.

- 어떻게 준비했나

▲ 개인적으로 부동산 매매 절차에 직접 참여하면서 실무를 익혔다. 지난해 초부터 150억~200억 원대의 매매 물건을 찾을 일이 있어 직접 100여 개의 빌딩을 봤다. 임대수익률, 매매가, 지세, 유동인구와 건물의 느낌까지 직접 확인했다. 참고로 손님들은 지세를 좀 중요하게 보는 편이었다. 쉽게 말하면 건물의 자리인데 기울기와 높낮이 그런 게 중요하다. 고객에게 건물 100개 보고 추천하는 거라 말하면 보는 눈이 달라진다.

-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익혀야 하는 실무란

▲ 부동산을 매매할 때 잘게 쪼개 보면 약 서른 번의 단계를 거친다. 부동산을 살 때를 예로 들면 첫 단계가 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의 문제다. 두 번째로 조달 과정, 이 때 PB가 대출을 잘 어레인지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중개사 선임. 전문성이 높은 중개법인을 찾아야 한다. 그 다음 매매협상 단계에서는 매도인과 매수인 양측의 입장을 잘 조율해야 하고 가격 협상도 원활히 진행되도록 PB가 의사전달을 잘해야 한다. 또 매입과정에서 세무신고와 관련해 양도차익이나 사전 증여 등 절세 방안도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로는 등기작업이 필요한데 부동산 관리인을 잘 선임해야 한다. 하나은행 자회사 중에 부동산 관리업체가 있는데, 그렇다고 임대관리 중에 PB가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다시 매각을 하게 되면 동일한 사이클을 거친다.

PB는 부동산 매매의 흐름을 알고 각 단계별로 항목을 짚어낼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세무사의 역할이 크지만 세무사가 숲의 관점에서 업무를 봐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입 시 자녀에 사전증여를 하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등 PB가 자산관리사로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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