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버티는 한국SC·씨티은행 연 10% 자산축소…파생상품 거래로 간신히 생존
윤동희 기자공개 2013-08-27 09:35:09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9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여·수신 전 부문에 걸쳐 디레버리징에 나선 결과 영업기반 자체가 훼손된 결과다. 그나마 파생상품 이익 등 '이'가 아닌 '잇몸'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국내 시장에서 SC은행과 씨티은행의 존재감이 미약해진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규모면으로 따지면 지난 2분기 7개 시중은행 중 SC은행은행과 씨티은행은 여신 취급 비중은 각각 5.82%, 4.31%로, 10~2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은행과의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져 있다. 수신분야에서도 SC와 씨티은행의 점유율은 각각 5.2%, 4.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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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최적화' 이유 연 10%대 자산 감소… 영업기반 훼손
두 외국계 은행의 점유율이 축소된 이유는 국내은행이 외형을 확대한 데서 기인한 것보다, 자체적으로 자산을 감소시킨 영향이 컸다. 씨티은행은 실적 발표자료를 통해 '자산최적화'를 위해 여수신 규모를 줄였다고 밝혔고, SC은행도 영업환경 악화를 이유로 익스포저 자체를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예수금을 받고 기업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셈이다.
SC은행은 2009년 자산 규모 83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자산을 줄이고 있다. 씨티은행도 마찬가지로 2009년 62조 원을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55조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씨티은행은 자산과 여신, 수신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10%, 14.5%, 14.9% 줄었다. SC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8.16%, 15.53%, 1.7% 축소됐다.
영업기반을 축소시키는 바람에 순이자마진(NIM)은 씨티와 SC가 각각 2.79%, 2.03%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이자수익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순이자손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6%, 16.2% 감소했다. 씨티은행의 이자수익 규모는 지난해 2분기 1조 3870억 원이었으나 지난 2분기 1조 원으로 22.9% 줄어들었다. SC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23.4% 줄어든 1조 2283억 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고, 2년 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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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신 잇몸'… 비이자 이익으로 순익 상승 효과
이자수익 자체가 줄어들면서 이자손익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SC와 씨티은행의 전체 순익 규모는 전년 대비 늘어났다. 비이자 부문에서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SC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12% 늘어난 1387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해, 24% 증가한 995억 원의 수수료 손익을 냈다. 규모자체는 이자손익 쪽이 더 크지만 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씨티은행도 전분기 대비 12.3% 증가한 467억 원의 비이자수익을 기록해 당기 순익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은행이 수익을 올린 부문은 비이자부문 중에서도 파생상품 거래 쪽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까지도 SC은행은 국내 은행의 파생상품 거래 중 21.2%를, 씨티은행은 15%를 차지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영업기반 훼손으로 자금중개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순익 창출을 위해 파생상품 거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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