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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화재, 동양證 보유 동부생명 RCPS 매입할까 동양증권 보유 RCPS '오버행' 부담…공모가 산정 불이익 우려

임정수 기자공개 2014-01-13 11:08:19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생명 상장(IPO)을 앞두고 최대주주인 동부화재가 동양증권이 보유한 동부생명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상장 후 동양증권이 RCPS의 전환권을 행사하면 동부생명은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에 따른 오버행(overhang)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공모가를 높여야 하는 동부생명 입장에서는 잠재 물량 폭탄을 해소해야 공모가 결정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동양증권, 동부생명 상장시 보유 RCPS 전환 후 곧바로 매도할 듯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2010년 동부생명 RCPS 발행 주관사로 참여했다가 실권물량 31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발행가가 1만 2500원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80억~390억 원 어치다. RCPS 발행 당시 떠안은 주식 수가 370만 주였지만 60만 주는 개인투자자 등에 이미 팔려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동양증권이 보유한 RCPS에는 동부생명이 상장할 경우 공모가로 전환가를 재조정해 주기로 하는 리픽싱(refixing) 조항이 포함돼 있다. 공모가가 낮으면 낮을수록 동양증권이 RCPS 전환으로 보유하게 될 주식 수는 더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동부생명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동양증권이 RCPS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바로 시장에 매도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전환한 뒤 적절한 타이밍에 분산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룹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동양증권 입장을 고려하면 최대한 빨리 현금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즉시 매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보험업계의 성장성이 정체돼 있는 데다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한 생명보험회사(이하 생보사)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생보사의 주가 상승 여력(upside potential)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 상장을 추진하는 동부생명은 공모가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증권이 실권으로 떠안은 RCPS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동부생명 상장과 동시에 RCPS를 현금화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동양증권도 내부에서도 상장 후 즉시 매도하는 편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동부생명 상장과 관련해 RCPS 처리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모가로 전환해 곧바로 매도해야 손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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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증권업계 추정)

◇ 동부생명, '오버행' 부담…동부화재, 상장 전에 RCPS 매입 가능성 높아

동부생명 입장에서는 동양증권이 보유한 RCPS가 상장 후 오버행 부담이 된다. 상장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주가 상승이 제한을 받거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공모가 산정에도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오버행 이슈는 공모가를 떨어트리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다. 동양증권이 보유한 주식 수는 상장 후 전체 주식의 7~8%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모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오버행 부담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에 처하게 된다.

동부생명 상장 전에 동부화재가 동양증권이 보유한 RCPS를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동부그룹이 오버행 부담을 안고 가기보다는 공모가를 끌어올리는 데 더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동부그룹측은 최소 1만2000원대의 공모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시장에선 1만 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생명 상장의 목적이 재무구조 개선과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 제고에 있어,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오버행 부담을 해소한 뒤에 상장하는 편이 동부그룹 측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동부화재가 보인 행보도 동양증권 보유 RCPS의 매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동부CNI가 보유하고 있던 동부생명 보통주 304만 5000주와 동부증권이 보유한 동부생명 RCPS 100만 5680주를 사들였다.

당시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요건(상장 30%, 비상장사 50%)을 맞추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동부화재는 동부제철과 동부캐피탈 등이 보유한 지분까지 사들여 동부생명 지분율을 90% 이상으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계열과 금융 계열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겠다는 게 지분 취득의 주된 목적"이라면서도 "동부그룹이 신주 물량을 최대한 늘려 현금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버행 이슈로 인한 리스크를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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