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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일감 꿀꺽' SK플래닛, 모바일 '유통공룡' 되나 설립 후 제휴 마케팅·광고 사업 흡수..'독점' 활용 성장발판 마련

박창현 기자공개 2014-02-18 08:09:47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SK텔레콤과 연계된 독점적 사업자 지위를 활용해 고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유통과 온라인 쇼핑, 광고 업무가 모두 SK플래닛의 사업 영업이다. 대체 불가능한 유통 창구로 자리잡으면서 모바일 시장의 유통 공룡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 10월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부문이 떨어져 나와 새롭게 설립된 계열사다. 당시 스마트폰 확산과 대용량 네트워크 인프라 확대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 사업의 역할과 가치가 크게 부각됐다.

SK텔레콤은 사업 특화를 위해 플랫폼 관련 사업을 SK플래닛에 모두 넘겼다.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 '티스토어(T-store)'와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티맵(T-map)', 온라인쇼핑몰 '11번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인터넷 포털 및 소셜 네트워크(싸이월드, 네이트온, 네이트), 엔터테인먼트(로엔, 멜론) 계열사도 SK플래닛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국내 1위 이동 통신사인 SK텔레콤을 등에 업은 SK플래닛은 플랫폼 독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SK텔레콤 사용자는 개인의사와 무관하게 모두 SK플래닛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휴대폰 단말기에는 티스토어와 멜론, 티맵, 11번가, 싸이월드, 네이트온, 호핀 등이 휴대폰 필수앱으로 깔려 있다.

플랫폼과 광고를 연결시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사업 취지에 맞게 쇼핑 앱도 다양하게 마련해 두고 있다. 실제 필수앱 중 하나인 '쇼핑과 지갑'의 경우, 하위 콘텐츠로 '11번가 쇼킹딜', '도서11번가', '11번가 쇼핑카달로그', '기프트콘'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깔려있다. 필수앱들은 강제 삭제가 불가능하다. 이는 SK플래닛이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그룹 제휴 마케팅 및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SK마케팅앤컴퍼니(이하 SK M&C)'를 흡수합병했다.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OK캐쉬백)와 광고, 마케팅 컨설팅 기능까지 섭렵하게 된 셈이다.

SK플래닛은 강력한 SK텔레콤 유통망 기반 아래 모바일 콘텐츠와 광고, 온라인 쇼핑을 연계한 플랫폼 수익 모델을 구축, 고속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SK그룹의 든든한 지원은 SK플래닛 수익 창출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K플래닛 유통 공룡

SK플래닛은 지난 2012년 말 기준으로 1조 346억 원의 매출 가운데 58%에 해당하는 5996억 원을 내부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였다. 계열사 가운데도 SK텔레콤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SK플래닛은 SK텔레콤에 콘텐츠 판매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3434억 원을 받았다. 또 상품 운영 용역 대가로 2126억 원을 챙겼다. 두 거래 모두 양 사간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사업 연관성이 높았다. 인터넷 포털 '네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회사인 SK플래닛에 372억 원 어치의 광고 대행 업무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광고 업무 등 내부 거래가 적지 않은 SK M&C까지 흡수 합병하면서 내부 거래 총액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K M&C는 지난 2012년 말 당시 계열사 내부 일감을 통해 총 2196억 원 규모의 영업수익을 달성했다. SK텔레콤향 영업 수익만 1000억 원이 넘었고, SK플래닛(578억 원)과 SK이노베이션(277억 원) 순으로 기여도가 높았다.

SK플래닛 입장에서는 외부 일감 비율을 높이는 것이 모바일 유통 공룡 입지를 확실히 다지기 위한 최종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가입자 지키기 경쟁이 심한 통신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SK텔레콤과 한 몸이나 다름없는 SK플래닛이 기존 SK텔레콤 고객 외 충성도 높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장 정체 우려를 탈피하기 위해 SK플래닛은 콘텐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기고 있다. N스크린 서비스를 발판 삼아 미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영화·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미국 최대 한인방송사인 TVK에 공급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커머스 부문의 11번가의 경우 이미 터키에 진출해 있고 올해 상반기 중 다른 국가로 시장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패션SNS 서비스앱 '스타일태그'를 출시해 미국 모바일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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