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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현대엔지, 주가 약세 전환…왜? 장외 시장 낙폭 확대…합병 불투명성 우려, 차익 실현나서

길진홍 기자공개 2014-02-20 08:11:44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8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엠코와 합병 결의 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현대엔지니어링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이하로 떨어졌다.

합병 후 상장 기대감이 수그러들면서 일부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 반발 등 합병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지난 17일 장외 주식시장에서 주당 38만 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잡힌 계좌대체 건수는 모두 608주이다. 지난 12일에도 140주가 38만 원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합병 발표 당시에 비해 2만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호가가 치솟으면서 거래가 끊기다시피 한 가운데 일부 저가 매물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는 현대엠코와 합병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16일 이후 급등했다. 합병 기대감으로 주가가 주식매수청구대금(40만 3586원)에 근접했다. 거래량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합병계약 체결 직후 보름동안 2만 주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현대엔지 주가 추이
(자료: 피스톡)

현대엔지니어링의 주가 약세를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합병 반대 의사 접수와 맞물려 주주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액주주 등을 대상으로 오는 26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접수받는다.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기간은 2월 28일부터 3월 19일까지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합병을 결의하면서 양사의 주식매수청구대금이 각각 1000억 원을 넘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 소액주주 지분은 14.8%로 60만 주를 1000여 명이 나눠 갖고 있다. 평가금액으로 환산하면 24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5만 주 이상이 행사할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게다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30만주(7.4%)를 들고 있는 산업은행이 합병을 반대할 경우 주식매수청구대금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주식매수청구대금이 1000억 원을 넘더라도 합병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금 출혈이 클 경우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병 후 성장 정체를 우려한 실망 매물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업공개(IPO) 또는 재합병에 대한 불투명성이 주주들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오래 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현대엠코와 합병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상장이 늘어질 경우 투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주가 동향은 워낙 거래량이 작기 때문에 시세 지표로 큰 의미가 없다"며 "당분간 매도 물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 주식 거래량
(자료: 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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