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2월 2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에 '금산분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산분리 외에 다른 규제 이슈는 없을까. 금융당국은 '금산분리' 외에도 여전히 법적인 제약이 많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설 경우 투자금의 성격과 투자형태, 투자비중 등 인수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어떤 형태로 인수할지에 따라 검토할 사안이 많다"며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지분 57%를 전량 사들이기 어려운 만큼 일부 지분만 매입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지, 자금력은 충분한지,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들어온다면 그들 간 지분은 어떻게 배분할지 등에 따라 법적 타당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 56.97% 중 30%만 확보하려고 해도 최소 3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교보생명이 내부 유보 자본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조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금액은 FI를 통해 조달해야 하는데 FI의 자본성격, 투자지분율 등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우리은행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 금융당국 "교보생명 법적 검토사항 많다"

교보생명이 외국 사모투자펀드(PEF)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자금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 수 있다. 론스타의 '먹튀' 논란 이후 외국계 투자자본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를 허용했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외국 PEF를 FI로 참여시키더라도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아니고 지분율이 10%를 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PEF라도 산업자본이 아닌 경우 보유한 은행 주식이 10%를 초과하지 않으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주력자인 FI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10% 미만의 지분에 참여한다면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자본이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이 4%를 넘으면 금융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더라도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 넘게 소유할 수 없다. 이는 PEF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소유와 지분투자는 승인을 받아야 할 규정이 많다"며 "동일인의 은행 주식 비중이 10%를 초과할 때는 물론 이후 지분율이 25%, 33%로 올라갈 때마다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주식 15% 이상 취득시 금융위 검토 대상

교보생명은 보험업법에 따른 자회사 지분취득 규정도 검토해야 한다.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사가 보유할 수 있는 자회사 주식 소유의 합계액은 자기자본의 60%와 총 자산의 3%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것은 약 1조 3000억 원 정도다. 총자산의 3%에서 보유하고 있는 교보증권,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자회사의 발행 채권과 주식을 제한한 범위다.

이 경우 우리은행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게 되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험사가 15% 이상 지분을 투자하는 경우 자회사로 분류돼 요건 충족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면 자회사 출자한도 규정에 적절한 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우리은행) 매각 방법이 제시되고 그에 따라 교보생명이 인수 계획을 세우면 법적 타당성 여부를 따져볼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