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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우호지분 직접매입 '소요 비용은?' 파생계약 연장 포기…2500억대 자금 예상

김장환 기자공개 2014-03-19 10:26: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7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계약을 통한 지배구조 전략을 직접 지분 매입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필요자금이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홀딩AG와 소송 등에서 지분 매입에만 수천억 원대 자금 소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파생상품 계약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는 점을 피력해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상선 주식이 연계된 파생상품 계약 대부분을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오는 4월 8일 만기가 잡혀있는 넥스젠캐피탈(Nexgen Capital)과 계약 3건을 시작으로 나머지 계약들 역시 만기 연장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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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그동안 지속돼 온 대외적인 압박이 주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주주 쉰들러홀딩AG가 2011년 이후 파생상품 계약 관계에 문제를 제기하는 각종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기 시작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 등 각종 단체들까지 공격에 나서면서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실제 파생상품 계약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은 채권단의 압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자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파생상품 계약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 전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내외적인 각종 압박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지켜왔던 파생상품 계약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에 채권단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 계약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수천억 원대 자금 지출이 불가피한 상태다. 당장 주가를 환산해 파생상품 계약에 묶여있는 현대상선 지분을 직접 매입한다고 고려하면 필요자금은 1453억 원 정도다. 현재 파생상품 계약 기초상품에 제공돼 있는 현대상선 주식은 1333만 2393주, 지분율로는 8.7%가량이다. 14일 종가 기준 현대상선 주가는 1만 900원대다.

여기에 파생상품 계약 만기시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현금정산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맺고 있는 파생상품 계약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만기일에 FI들의 매입대금과 만기시점의 주가 차액을 환산해 현금 또는 현물로 정산해주는 조건이다. 만기일까지 매입 대금의 변동요율(4~6%대)을 적용한 이자를 매 분기말 지급하는 계약 조건도 걸려 있다.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고려해보면 만기일에 어느 정도 자금이 FI들에 지출돼야 하는지 대략적인 계산이 가능하다. 평가손실은 계약이 해당 시점(분기말)에 만기를 맞았다고 가정해 주가를 반영, 산출하는 손실 발생 가능 금액이다. 순수하게 현대상선 주식이 연계된 파생상품 계약은 총 12건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회계장부에 이로 인해 반영돼 있는 평가손실은 780억 원 정도다.

물론 만기 시점의 주가 등락폭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금액도 달라진다. 주가가 떨어지면 현금정산 금액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와 최근 주가를 비교해보면도 주가 하락폭이 상당하다. 지난해 9월 30일 1만 7700원이었던 현대상선 주가는 이달 14일 기준 1만 900원대로 6800원이 빠졌다. 만기일에 비슷한 가격이라면 파생상품 평가손실 780억 원에 더해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주가 하락에 따른 현금정산 금액이 늘어나더라도 주식 매입에 들어가는 자금 역시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실질적인 지분 매입에 들어가는 자금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모든 파생계약을 종료한다고 봤을 때 2500억 원대 정도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맺고 있는 파생상품 계약 만기는 대부분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오는 4월 8일 넥스젠캐피탈과 계약 만기 3건을 시작으로 뒤이어 6월 NH농협증권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 등 총 9건이 올해 내에 종료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파생상품 계약이 주가가 오르면 '약'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현대그룹의 상황을 봐서는 '독'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시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정 텀을 두고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당장 부담이 어느 정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모두 내렸다. 현대상선의 자구안이 이뤄지면 재무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사업안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용등급 하락은 현대상선 주가 하락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어 당장 오는 4월 만기가 다가오는 파생상품 계약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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