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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GM. '반전'이 필요하다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4-03-24 09:23: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0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이 시끄럽다. 철수와 구조조정, 희망퇴직, 비용, 적자와 같은 수식어와 함께 신문지상을 도배하고 있다. 위기론이 익숙한 한국GM이지만, 이번엔 사태가 심각하다. 존립 근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GM그룹은 오는 2016년까지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쉐보레 유럽 수출용 차량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한국GM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생산공장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이달 들어 사무직 및 감독직 직원 194명의 희망퇴직이 결정됐다. 지난 달에는 군산공장 생산량을 35% 줄이기로 했다. 수출 길이 막힌데다 국내 시장 공략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생산 판매 기지로서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GM그룹 입장에서는 더 이상 한국GM의 효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수출과 내수 모두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는 위기 상항에서도 한국GM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다. 유일한 안전 장치인 연구 개발(R&D) 기술 공동 소유권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GM이 생산 차량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3자 매각을 철저히 막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결국 한국GM의 효용 가치가 없어졌을 때 GM그룹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처리 방안은 '자연도태'일 것으로 보인다. 사람을 내보내고,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 차종을 줄여나가는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GM은 영리를 추구한다.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 한국GM도 예외 대상이 아니다. 비용 대비 효용 기준에 따라 경영 방침을 정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GM의 미래는 암울하다. 극적인 실적 개선 요인을 찾기 어렵다. 점전적인 사업 축소 기조가 유지될 개연성이 높다.

유일하게 기댈 곳은 산업은행과 정부다.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국가 보호 산업이다. 고용 등 경제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정부에 무조건적인 지원을 요구할 명분도 권리도 없다. 다만 한국GM의 경쟁력 상실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GM은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은 생존과 미래가 걸린 문제다. GM을 돌려 세울 당근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구조조정과 사업 축소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과연 당근은 나올까. 한국GM 그리고 2대 주주 산업은행의 행보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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