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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신용등급 하향 초읽기 [Rating Watch]와치리스트 등재는 강등 수순…A급 건설사간 노치 조정 불가피

민경문 기자공개 2014-04-08 10:23:49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4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롯데건설(A+)의 신용등급이 조만간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최근 등급 하향검토 대상(watch list)에 올려놓긴 했지만 사실상 강등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등급 재검토 대상(Credit review) 수준에 그친 한국신용평가도 양사의 액션이 취해질 경우 등급 하락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조정은 사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해 손실을 기록한 주요 건설사는 GS건설(A+), 롯데건설(A+), 대우건설(A0), 현대산업개발(A0), SK건설(A0), 태영건설(A0), KCC건설(A0) 등 7곳. 이 가운데 GS건설과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은 이미 등급 하향이 이뤄진 상태다.

태영건설의 경우 지난해 순손실이 82억 원에 그치고 있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SBS의 대주주라는 사실도 신용등급 유지에 긍정적이다. KCC건설은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가 등급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남은 건설사는 롯데건설 한 곳뿐이다.

◇대규모 순손실에 직격타…A급 건설사간 노치(notch) 조정 불가피할 듯

롯데건설은 A급 건설사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덕택에 신용등급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 사업 악화로 기록한 1644억 원의 순손실이 직격타가 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가 2조4000억 원대(지난해 말 기준)로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다는 점 또한 신용평가사들의 우려를 살 수밖에 없었다.

이는 롯데건설의 회사채 금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A+이상 건설사 가운데 롯데건설의 개별 민평 스프레드는 최고 수준이다. 등급 민평(A+)과의 괴리율이 가장 높은 곳도 롯데건설이다. 지난해 청약에서 전량 미매각된 2900억 원 규모의 롯데건설 회사채의 경우 12곳의 증권사들이 반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소화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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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지분 38.34%)과 호텔롯데(35.22%)의 재무 지원 가능성이 있지만 앞서 2009년, 2011년 각각 2000억 원과, 294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만큼 추가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최근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모회사 KT의 '꼬리자르기' 논란은 이 같은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롯데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손실 규모가 7% 정도로 GS건설(24%)이나 대우건설(21.95), SK건설(40%)에 비해 적긴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일단 자체적인 평정 논리에 맞춰 등급 조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은 예상범위를 벗어난 손실을 발표한 건설사들에 대해선 대부분 등급하향을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 초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A0로 강등한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롯데건설의 강등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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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시장 관계자는 "한기평이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0로 떨어뜨리면서 한화건설, KCC건설 등과 같은 등급으로 맞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결과적으로 이 같은 '등급 엇박자'를 재조정하는 취지에서도 롯데건설을 포함한 A급 건설사들의 등급 내 노치(notch)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한화건설이 2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서 신용등급을 의뢰했을 때 한국기업평가가 'A0' 등급 요청을 거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화건설은 한국기업평가를 제외한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로부터 'A0'등급을 받았다.

◇ 유동화 딜 수임위해 신평사간 등급 하락 미뤄…롯데그룹의 '보이지 않는 손' 가능성도

롯데건설의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이 가시화됐음에도 그동안 등급 하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신용평가사들의 '눈치싸움'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외에도 롯데건설이 실질 차주로 참여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 유동화증권의 등급 평정은 신용평가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왔다. 단기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A급 건설사들이 발행하는 ABCP는 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거래가 이뤄져 온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섣불리 먼저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가 자칫 향후 유동화 딜 수임을 못 받는 '불상사'를 빚게 될 수도 있다"며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올 초 대우건설의 등급을 유일하게 내린 이후 관련 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에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해 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로서는 롯데 계열사의 회사채 등급 의뢰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조정을 최대한 늦춰왔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9월 2900억 원의 회사채 발행 당시 수요예측 미달을 우려해 인수단을 12곳이나 선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계열사 딜을 미끼로 그룹 차원에서 증권사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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