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5개 건설 계열사간 이상한 회계처리 돈 빌린 기업 "이자 비용 처리", 빌려준 기업은 "이자수익 인식 안해"
문병선 기자공개 2014-04-11 08:09:05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0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그룹의 5개 건설 계열사들이 서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한쪽은 내부거래를 결산에 반영한 반면 다른 한쪽은 결산에 반영하지 않는 상이한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5개 계열사 직원들 상당수는 회사와 그룹에 불만을 갖고 퇴사, 사실상 기업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10일 오리온그룹 건설 계열사들의 2013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특수 관계회사들간 내부 자금거래를 회계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계되어야 할 회계항목에서 일부 미스매치(불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오리온그룹은 메가마크, 미소인, 리온자산개발, 하이랜드디앤씨, 크레스포 등 5개 건설 관련 계열사를 갖고 있다. 2006년~2008년 사이 '메가힐스'라는 타우하우스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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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마크는 작년 19억원의 매출액과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외수익은 15억원, 영업외 비용은 78억원을 기록해 당기순손실은 163억원이었다.
메가마크의 영업외수익 중 계열사에 빌려준 대여금과 관련한 이자수익은 6억원이다. 메가마크는 건설 관계회사인 미소인에 392억원을, 리온자사개발에 281억원을, 하이랜드디앤씨에 227억원을 빌려주고 이를 장기대여금 등으로 분류하고 있어 이들 관계회사에 빌려준 대여금에 대한 이자수익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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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여금의 원리금 상환 의무가 있는 미소인의 경우 2013년 회계연도 결산에서 메가마크에 28억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다고 회계처리했고, 리온자산개발은 메가마크에 20억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다고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메가마크는 이들 회사로부터 이자수익은 단 6억원이라고 영업외수익 항목에서 기재하고 있다.
돈을 빌려간 미소인과 리온자산개발은 총 48억원의 이자를 돈을 빌려준 메가마크에 지급했다고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반면 돈을 빌려준 메가마크는 이들 회사들로부터 약 6억원 가량의 이자만을 받았다고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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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마크는 이에 대해 "㈜미소인, ㈜리온자산개발, ㈜하이랜드디앤씨에 대여한 장기대여금 등과 관련, 회수가능성이 불확실해 이자수익을 인식하지 아니하였다"고 밝히고 있으나 동일한 대여금에 대해 이자를 갚은 측은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어 의문을 해소해주지는 못 하고 있다. 회계적으로 이자를 지급받자 마자 이를 대손상각처리했을 수 있으나 아자를 갚은 측은 비용으로 이미 회계처리를 해 대손상각의 정당성은 상당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미소인과 하이랜드디앤씨간 내부 자금거래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미소인은 작년 결산에서 1억2000만원의 이자수익을 영업외수익으로 계상했다. 이 이자수익은 리온자산개발로부터 받은 이자수익이라고 주석사항에서 설명했다. 미소인은 리온자산개발에 약 13억원 가량의 대여금채권을 갖고 있어 이와 연관된 거래로 보인다. 반면 하이랜드디앤씨는 작년에 약 17억원의 이자비용을 미소인에 지급했다며 이를 영업외비용 항목에 계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미소인은 이를 지난해 회계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미소인의 재무제표엔 리온자산개발과의 이자수취 거래가 기록돼 있고 하이랜드디앤씨와는 어떤 자금거래도 없었으나, 하이랜드디앤씨의 재무제표엔 미소인과의 이자비용 지급 거래 내역이 기재돼 있는 것이다. 한쪽은 거래가 없었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거래가 있었다고 서로 상이한 기록을 하고 있는 셈이다.
메가마크 한 관계자는 "회사의 자세한 재무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이미 상당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 오리온그룹이 사실상 건설사업을 포기했고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오리온그룹 역시 건설 계열사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응 방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회계처리에 의문점이 발견된 이상 오리온그룹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오리온은 메가마크의 최대주주(100%)다. 현재까지 총 1200억원을 출자했다. 절반 이상을 손실처리했으나 여전히 596억원의 장부가격으로 메가마크 지분을 평가하고 있다. 메가마크의 손실 여부에 따라 추가 손실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메가마크가 발행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280억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서고 있다. 또 메가마크의 대출금 70억원에 대해서도 채무보증을 서고 있다. 이는 메가마크의 기업 존속 여부에 따라 오리온이 추가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어서, 메가마크 회계 상태와 무관할 수 없다.
아울러 하이랜드디앤씨의 최대주주(90%)인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역시 메가마크가 발행한 ABCP 중 약 130억원 가량에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은 오리온의 자회사(100%)이기도 해 오리온그룹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건설 계열사와 자금거래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리온그룹 건설 계열사들의 회계처리에 대한 의문점은 곧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의 회계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지만 오리온 측은 "건설사와 관계에 대해서는 회사측에서도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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